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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고 송구” “제가 많이 부족”…잇따라 고개 숙인 대선 후보 배우자들

입력 : 2022-02-10 09:42:39 수정 : 2022-02-10 09: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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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씨, ‘허위 이력 기재’ 논란에 지난해 12월 기자회견서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 김혜경씨, ‘과잉 의전’ 논란에 “공과 사의 구분 명확했어야 했는데 부족했다”
자신을 둘러싼 허위 이력 기재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한 김건희씨(사진 왼쪽)와 과잉 의전 논란에 사과한 김혜경씨. 뉴스1

 

여야 대선 후보의 배우자들이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불과 두 달도 되지 않는 사이,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는 ‘허위 이력 기재’ 논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부인 김혜경씨는 ‘과잉 의전’ 논란에 고개를 숙였다.

 

◆김건희 “저를 욕하더라도 남편에 대한 마음은 거두지 말아달라”

 

김건희씨는 지난해 12월말,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6분여에 걸쳐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두렵고 송구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진작에 말씀을 드려야 했는데 너무 늦어져서 죄송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1년 전만 해도 이렇게 많은 기자님들과 카메라 앞에서 대통령 후보의 아내라고 저를 소개할 줄은 감히 상상도 못했다”고 덧붙였다.

 

김건희씨는 윤 후보를 처음 만난 날 이후의 시간을 돌이켠 뒤, “남편이 저 때문에 너무 어려운 입장이 됐다”고 미안해했다. 그러면서 “제가 없어져 남편이 남편답게 평가받을 수 있다면 차라리 그렇게라도 하고 싶다”며 “저는 남편에 비해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낮췄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지난해 12월26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 관련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산까지 언급한 김건희씨는 자신이 윤 후보에게 ‘얼룩’이 될까 늘 조마조마하다며, “일과 학업을 함께하는 과정에서 제 잘못이 있었고, 잘 보이려 경력을 부풀리고 잘못 적은 것도 있었다”고 풀어놨다. 그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돌이켜보니 너무나도 부끄러운 일이었다”며 “부디 용서해달라”고 사죄의 뜻을 밝혔다.

 

잘못을 반성하고 국민 눈높이에 어긋나지 않게 조심하겠다고 한 후에는, “남은 선거기간 조용히 반성하고 성찰하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남편이 대통령이 되는 경우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저 김건희를 욕하시더라도 힘든 길을 걸어온 남편에 대한 마음은 거두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부인 김혜경씨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잉 의전 논란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뉴시스

 

◆김혜경 “진실 밝혀지도록 최선, 져야 할 책임 마땅히 지겠다”

 

김혜경씨는 ‘과잉 의전’ 논란 12일 만인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자신의 부족함으로 논란이 불거졌다며, 그는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선 후보의 배우자로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근심을 드렸다”고 했다. 그리고는 “제가 져야 할 책임을 마땅히 지겠다”며 “수사와 감사에서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선거 후에라도 제기되는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지겠다”며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라는 말로 거듭 사죄했다.

 

김혜경씨의 기자회견은 몇몇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다는 점에서 질의응답이 없었던 김건희씨 회견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다만, 배모 사무관과 제보자 A씨와의 관계 등은 설명하면서도, ‘각종 의혹이 제기됐는데, 법인카드 유용 부분 포함해서 (잘못을) 인정하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어떤 사실관계에 대해 사과하는 것인지’라는 질문에는 “수사와 감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들었다”며 “진실이 밝혀지도록 협조하고, 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만 답했다.

 

◆배우자들 사과에 여야 의원들 맹비난도

 

한편, 김건희씨의 사과 후 민주당 의원들은 “국민을 기만한 쇼에 불과하다(김용민 최고위원)”, “국민 앞에 두고 신파극을 찍는 것 같다(우원식 의원)” 등의 비난을 쏟아냈고, 김혜경씨의 사과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기자회견을 왜 했을까, 결국 내용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깎아내렸다. 두 사람의 기자회견에 걸린 시간은 모두 6~7분으로 비슷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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