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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캐스팅 보트’로 자리매김…이준석의 ‘세대 포위론’ 통하나?

입력 : 2022-02-13 07:00:00 수정 : 2022-02-12 19: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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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를 통해 세상 바꿔나가야 한다는 경향이 과거 20대보다 강해" / "그러다 보니 정치적 의사표시 더 적극적으로 한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1일 오후 대전 서구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대전 선거대책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청년들의 구원투수' 문구가 적힌 유니폼을 입은 채 기념사진 찍고 있다. 뉴스1

과거 정치권의 주목을 받지 못했던 '20대'가 오는 3월9일 실시되는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자리매김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0대를 잡아야 부모 세대인 50대 이상까지 포섭할 수 있다는 이른바 '세대 포위론'을 주창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보기 드문 현상인데 20대는 어떻게 정치권의 변방에서 중심으로 들어왔을까. 대선을 25일 앞둔 12일 정치권은 여야가 더 경쟁적으로 이들을 향한 구애에 전력을 쏟을 것이란 예상이다.

 

뉴스1에 따르면 20대는 언제나 '진보층'으로 인식됐다. 1980년대 엄혹한 시기뿐 아니라 그 잔향이 남아있던 1990년대와 2000년대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10년전 2012년 18대 대선과 5년전 2017년 19대 대선에서도 20대는 진보 정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20대=진보'라고 굳어진 공식은 진보에는 확실한 '집토끼'로, 보수 정당에는 '굳이 공들일 필요가 없는 세대'로 여겨지면서 여야 어느 곳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10년전 초등학생, 중·고등학생은 이제 20대로 성장했다. 20년전 10대들이 받던 교육과 정보통신(IT)의 발달에 따른 사회 구조적 변화를 몸소 체감한 지금의 20대들의 성향은 그래서 과거에는 볼 수 없는 '완전한 새로움'으로 일컬어진다.

 

이를 대표하는 것들로는 '실용'과 '탈이념', '공정'과 '주체성', 그리고 '솔직함'이 꼽힌다. 즉, 진보와 보수에 상관 없이 자신들에게 유용하고 실익을 가져다 주는 정책, 공정한 과정을 거치면서 앞뒤가 다르지 않는 솔직한 모습을 보여줄 것, 그리고 이 모든 것을 누군가의 설득에 의한 것이 아닌 주체적으로 판단해 결정한다는 점이다.

 

20대의 이런 경향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들과 계속해서 대립각을 세웠다. 대표적인 것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일부를 자사 정규직으로 전환한 이른바 '인국공 사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자녀의 입시 비리다. 여기에 더해 취업은 해를 거듭할 수록 어려워지는데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면서 '열심히 해도 스스로 미래를 개척할 수 없다'는 절망감이 이들을 휘감았다.

 

문 대통령이 5년 전 대선에서 기록한 약 50%의 20대 득표율이 현재 약 20%p(포인트, 국정 지지도 기준) 빠진 것은 이같은 상황을 방증한다. 여당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0대에서 좀처럼 지지율 반등을 이루지 못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라는 분석이다.

 

20대는 지난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정치적 효용감을 맛보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헌정 사상 첫 30대 제1야당 대표를 만들어낸 것이 바로 20대기도 하다. 자신들이 움직이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단 것을 체감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그 변화를 적극적으로 끌어다 썼다. 선거운동 유세차에 정치인이 아닌 청년들을 올렸고, 그 청년들은 정부의 '내로남불'을 가감없이 토해냈으며, 이에 또래들은 더 결집했다. 그 결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20대에서 50% 중반이라는 득표율(출구조사 기준)을 기록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 대비 약 20%p 높은 득표율이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있은 후 약 1년이 지났고, 대선은 25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20대의 대선 후보 지지율을 살펴보면 오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에게 고스란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대 남성은 윤 후보에게 기울어져 있으나, 20대 여성은 특정 후보에게 기울어져 있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여성가족부 폐지' 등 20대 남성을 잡아둬 부모세대까지 윤 후보로의 지지를 끌어내겠다는 전략이 확실하다. 반면 민주당은 성별에 치우치지 않는 고른 정책 공약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 강하다.

 

한 정치평론가는 "기존 정치의 이른바 프레임 전략에서 20대는 가장 자유로운 세대들"이라며 "정치적으로 상당히 유연하고 진보·보수 등 거대담론보다 일상생활에 가까운 실용적 의제들에 더 관심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이어 "정치를 통해 세상을 바꿔나가야 한다는 경향이 과거 20대보다 강하다"며 "그러다 보니 정치적 의사표시를 더 적극적으로 한다"고 분석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인국공 사태와 LH 사태, 조국 사태 등은 무엇보다 앞으로 세상을 스스로 살아나가야 할 20대들에게 큰 실망감과 충격을 안겨 줬다"며 "젠더 이슈를 차치하고라도 20대는 성별에 관계 없이 여권에 대한 반감이 클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는 '우리가 정치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경험을 하며 자신감도 생겼다"며 "여야 후보들이 청년을 곁에 두는 등의 일련의 행보는 과거와 달리 20대에게 전력을 쏟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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