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경선 당시엔 참배 거부 “세월이 지나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저의 사회적 역할도 책임감도 많이 바뀌고 커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시작 하루 전인 14일 현충원을 찾아 고(故) 이승만, 박정희 등 전직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그는 올해 1월1일 같은 곳을 방문했지만 코로나19 등 이유로 전직 대통령 묘역은 별도로 참배하지 않았었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은 이 후보는 현충탑에 분향·헌화한 뒤 김대중(DJ) 전 대통령과 김영삼(YS) 전 대통령, 박정희 전 대통령, 이승만 전 대통령 묘역 순으로 참배했다.
이 후보는 참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 참배 이유를 묻는 말에 “5년 전 (대선) 경선 당시 내 양심상 그 독재자와 한강 철교 다리를 끊고 도주한, 국민을 버린 대통령을 참배하기 어렵다고 말씀드린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5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저의 사회적 역할도 책임감도 많이 바뀌고 커졌다”고 했다.
이 후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라며 “공은 기리고, 과는 질책하되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억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의 대표가 되려면 특정 개인의 선호보다는 국민의 입장에서, 국가의 입장에서 어떤 것이 더 바람직한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지금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박 전 대통령 묘역 분향을 마친 뒤 나오면서 잠시 멈춰 5∼6초간 ‘박정희 대통령 영전에’로 시작하는 추모비 문구를 읽기도 했다.
현충원 참배 후에는 방명록에 ‘선열의 뜻을 이어 위기에 강한 통합대통령 유능한 경제대통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이날 현충원을 찾은 이유에 관해선 “코로나19를 포함해 경제적으로 또 국제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기”라고 운을 뗀 후 “대한민국의 운명이 결정되는 대선을 앞두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우리 선열을 찾아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과 함께 손잡고 선열의 뜻을 이어서 위대한 대한민국, 더 잘 사는 나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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