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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지지율 하락세…‘야권 단일화’ 협상 주도권 사실상 잃어

입력 : 2022-02-18 07:00:00 수정 : 2022-02-17 10: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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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양당 합당, 지방선거 출마자들까지 걸려 있어 쉽지 않아…안 후보의 윤 후보 지지선언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있을 듯"
공동취재사진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유세 차량에서 발생한 사망 사고로 인해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했다.

 

안 후보 배우자 김미경 서울대 교수가 지난 13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공식 선거운동 첫날 사망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연이은 악재에 직면한 형국이다.

 

뉴시스에 따르면 야권 단일화 논의는 커녕 선거운동 재개 시점도 정하지 못 할 정도로 초유의 사태가 빚어지면서 안 후보의 향후 행보가 단일화의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대선 유세 첫날이었던 지난 15일 국민의당 유세 차량에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인해 2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충남 천안에 정차해 있던 안 후보 유세 버스에서 운전기사와 국민의당 논산·계룡·금산 지역 선대위원장이 오후 5시 24분께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같은 날 안 후보의 강원도 원주 유세 차량 안에서도 정차 상태에서 운전기사가 쓰러져 의식 불명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가 발생한 차량은 45인승 버스로, 유세를 위한 대형 LED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16일 경찰과 한국가스안전공사, 고용노동부는 합동 감식을 결과 스크린 작동을 위해 버스 짐칸에 설치된 자가발전 장치 가동 과정에서 일산화탄소가 발생돼 버스 내부로 퍼진 것으로 추정됐다.

 

국토교통부가 안 후보 유세 버스의 차량 번호를 조회한 결과 유세를 위한 LED 전광판이 불법으로 설치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버스 개조 업체는 물론 국민의당의 책임 소재는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의 부인이자 든든한 조력자였던 김 교수가 코로나19로 입원하면서 안 후보의 정서적 부담이 커졌다는 얘기도 나온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김 교수의 확진 판정 소식을 알리면서 “솔직하게 사실 제 아내는 기저질환이 있다"며 "그런데도 제 선거 운동을 돕고 의료봉사를 하다가 이렇게 된 것 같다. 생각보다 증세가 좋지 않아서 병원으로 이송 중”이라고 전했다. 김 교수는 폐와 심장 쪽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당 대선 후보가 각각 '배우자 리스크'로 곤혹을 치를 당시 안 후보는 김 교수와 함께 봉사활동 등 대외활동을 해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들과 달리 배우자의 도움이 기대됐던 안 후보 입장에서는 선거에서 가장 든든한 조력자를 잃게 된 셈이다.

 

유세 차량 사망 사고로 인해 국민의당이 선거운동을 전면 중단하면서 안 후보가 제안한 야권 단일화 논의도 잠정 중단된 상태다.

 

안 후보는 여권 지지자들까지 포함한 국민 여론조사 방식의 단일화를 고수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이 원론적 입장만 반복하면서 논의에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안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하락세를 그리며 한 자릿수 지지율을 벗어나지 못 하고 있지만 단일후보가 될 경우 당선 가능성은 높게 나오고 있다.

 

다만 윤 후보가 여론조사 4자 구도에서도 안 후보에 우위를 점하고 있어 국민의힘은 단일화가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윤 후보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초접전을 벌이고 있지만 윤 후보가 안 후보에 큰 격차로 앞서 있기 때문이다.

 

사고 수습 및 발인까지 일정 등을 감안 할 때 안 후보의 선거운동 재개는 빨라도 다음 주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일화 논의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협상이 길어질수록 안 후보에게 불리해진다는 주장도 있다. 자신의 유세차량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지분 싸움을 지속할 경우 국민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논리다.

 

국민의힘 핵심관계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지금 상황에서 안 후보가 할 수 있는 건 조건 없이 선거를 포기한다는 선언 뿐"이라며 "원래 단일화 논의가 일주일은 더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하루 이틀 더 미룰수록 안 후보가 곤란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유세 차량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상황에서 선거 운동을 하루 이틀 더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선거원이 사망했는데 지분 협상을 계속하는 건 국민 정서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통 큰 단일화(담판)'를 요구하고 있는 국민의힘은 이준석 대표가 사망사고 발생 직후 페이스북을 통해 애도를 표한 데 이어 윤 후보가 직접 빈소를 찾는 등 단일화 성사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안 후보의 단일화 제안을 퇴로로 열어달라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에 'DJP(김대중·김종필) 연합'과 같은 연립 정부 구상이 가장 적합하다고 주장한다.

 

당 핵심관계자는 "연립 정부의 총리직 이외에 우리가 제안할 수 있는 건 없다"며 "윤 후보가 이런 저런 제안을 하면 '선거법 위반'이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마저도 담판으로 결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논의는 물밑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자금 문제 등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안 후보가 대선을 완주하기는 힘든 상황"이라며 "(안 후보가 경선 없는 단일화의) 명분을 어떻게 찾느냐의 문제일 뿐 단일화는 결국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돼 그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얘기하기 상당히 조심스럽다"면서도 "안 후보에게 악재가 너무 많이 겹쳤다.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계속 주장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신 교수는 "통 큰 단일화라는 게, 노무현-정몽준 단일화 때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서 가능했던 것"이라며 "양당의 합당은 지방선거 출마자들까지 걸려 있어 현재로선 힘든 상황이고 결국 (안 후보의 윤 후보 지지선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여러 복잡한 상황에서 사망 사고가 났다. 이번주는 고인과 유족을 애도하는 기간으로 보내려고 한다"며 "모든 현안은 다음주부터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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