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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은 ‘적폐 수사’ 아닌 ‘김혜경 의혹’ ‘尹·安 단일화 이슈’에 더 반응했다

입력 : 2022-02-18 07:00:00 수정 : 2022-02-18 09: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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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전망·정권심판론도 윤석열 후보에 쏠림 / 尹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 '적폐 수사' 발언, 영향력 전문가들 예상보다 미미 / 되레 '내로남불' 더 부각…중도층 표심, 윤 후보에게 기운 듯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후보가 제20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 15일 부산 부전동 서면 젊음의 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뉴스1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20일 앞둔 17일 매주 시행되는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례조사 후 처음으로 40%대 지지율을 기록했다. 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여론조사업체 4개사가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지난 14~16일 실시한 2월 3주 차 전국지표조사(NBS)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윤 후보는 40%를 기록하며 31%의 이 후보를 9%포인트(p) 차이로 앞섰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뉴스1에 따르면 지난해 11월5일 윤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로 선출된 후 시행된 NBS의 모든 조사 결과 가운데 40%의 지지율을 기록한 후보는 윤 후보가 처음이다. 

 

윤 후보가 후보로 선출된 직후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이후 석 달 만에 다시 윤 후보가 이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 결과이기도 하다.

 

그의 종전 최고 지지율은 후보 선출 다음 주에 시행된 지난해 11월2주 차 조사에서 얻은 39%였다. 이 후보의 경우 지난해 12월5주 차 조사에서 39%를 기록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선대위 내홍'을 겪던 연말·연초 지지율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1월2주 차 조사에서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을 걷던 지지율은 이준석 대표가 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며 20% 후반으로 내려앉았다.

 

반등은 1월 첫째 주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과 결별하며 선대위를 전면 해체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이후다.

 

1월3주 차 조사에서 전주 대비 5%p(포인트) 상승하며 33%를 기록한 윤 후보는 매주 1%p씩 끌어올리며 지난주 35%로 이 후보와 동률을 이뤘다. 그리고 1주일만인 이번 2월3주 차 조사에서 격차를 9%p로 벌렸다.

 

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연령별·지역별·이념성향별에서 모두 반등에 성공했다. 연령별 지지율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윤 후보는 40대와 5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특히 20대와 60대, 70세 이상에서는 '더블 스코어'를 기록했으며,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50대에서는 이 후보에 불과 2%p 차이로 뒤지며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세부 지역별 조사에서도 광주·전라와 강원·제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이 후보의 안방으로 불리는 인천·경기에서는 지난주 2%p 뒤지던 상황을 12%p 앞서는 것으로 바꿔 놓았다.

 

국민의힘 텃밭으로 불리는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의 상승세도 눈에 띈다. 윤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한 이력으로 특히 TK에서 지지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번 조사에서 윤 후보는 TK에서 전주 대비 4%p 오른 60%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수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PK에서는 전주 대비 12%p 오른 49%를 기록하며 이 후보(25%)를 '더블 스코어'로 앞서기 시작한 모습이다.

 

윤 후보는 이번 대선의 '캐스팅 보트'로 작용할 중도층 민심에서도 이 후보를 9%p(윤 후보 37%, 이 후보 28%) 앞섰다. 중도층은 지난주만 하더라도 이 후보에게 38%, 윤 후보에게 30%의 지지를 보냈다.

 

윤 후보의 상승세는 다자구도 지지율뿐만 아니라 '대선 당선 전망'과 '대선에 대한 인식'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윤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답했다. 윤 후보는 1월3주 차 조사에서 34%를 기록한 후 매주 3~6%p씩 끌어올렸다. 반면 이 후보는 같은 기간 40%에서 32%로 하락했다.

 

대선 인식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50%는 '정권심판론'을 꺼내 들었다. 지난해 11월1주 차 조사에서 54%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2월5주 차에서 40%로 최저점을 찍은 후 최고 기록이다.

 

이에 반해 '국정안정론'은 12월5주 차 조사에서 45%로 최고점을 찍은 후 하락해 이번 조사에서 38%를 기록했다.

 

야권은 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에 따른 정부·여당에 대한 반감 Δ이 후보 아내의 '의전' 논란과 이 후보의 거듭된 말 바꾸기 의혹 Δ윤 후보의 '집권 후 적폐 수사' 발언의 미미한 영향력 Δ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따른 보수야권 불확실성 제거 등이 이같은 흐름을 내놓았다고 분석했다.

 

정부·여당은 코로나19 대응을 'K-방역'이라 칭하며 정권의 업적 중 하나로 내세웠다. 실제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선진국과 비교할 때 적은 확진자 수로 이같은 평가는 대내·외에서 어느 정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하루 확진자가 9만 명을 넘어서고 이달 말 내달 초에는 최대 17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김혜경씨 '의전' 논란은 이 후보에게 확실한 악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김씨는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도청 공무원을 사적인 일에 동원하고,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김씨는 지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이후에도 관련 의혹은 계속해서 제기되는 상황이다.

 

반면 윤 후보에게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 '적폐 수사' 발언은 영향력이 미미하단 점이 증명됐다는 분위기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언론 인터뷰에서 '집권하면 전 정권 적폐청산 수사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해야죠"라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정권에서 불법과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법에 따라 시스템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다만 "대통령은 수사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문재인 대통령이 반응했다. 선거 중립을 최우선으로 하던 문 대통령은 다음날인 10일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을 통해 "현 정부를 근거 없이 적폐 수사의 대상, 불법으로 몬 것에 대해 강력한 분노를 표하며 (윤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한다"고 했다.

 

정치권은 윤 후보의 발언과 문 대통령의 입장이 대립하며 친문진영이 이 후보에게 결집하리라 전망했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정반대였다.

 

한 정치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그렇게 자랑하던 K-방역의 실패, 윤 후보의 '적폐 수사 발언'이 오히려 '내로남불'을 더 부각시켰다는 점에서 중도층의 표심이 윤 후보에게 기운 것으로 보인다"며 "또 김혜경씨 '의전' 논란은 이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서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가 윤 후보에게 단일화를 제안한 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안 후보의 단일화 발언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층에서는 불확실성이 제거되었다는 인상을 받으면서 기대감이 높아졌다"며 "그 결과 정권교체 프레임과 당선 가능성에서도 윤 후보에게 여론이 모이면서 오차범위 밖 결과를 만든 거 같다"고 말했다.

 

한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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