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우크라 영토 보전 재확인”
獨총리실 “침공 땐 심각한 결과”
러 ‘우크라 침공설’ 조롱·역공
우크라서 루간스크 공격 보도
국경 지역 군사적 긴장감 여전
러시아의 철군 주장에도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 서방은 해당 주장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 통화하고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긴장 완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를 요구했다. 거듭되는 의심에 러시아는 서방을 비꼬며 반박에 나섰지만, 한때 우크라이나가 포격을 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는 등 군사적 긴장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백악관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독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국경 지대에서의 러시아의 지속적인 군사력 증강을 논의했다”며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독일 총리실도 “우크라이나를 향한 러시아의 침공 위험이 여전히 높아 극도의 경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다만 ‘외교적 노력을 이어가겠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발언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통화는 숄츠 총리가 전날 푸틴 대통령과 모스크바에서 만난 뒤 바이든 대통령에게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뤄졌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어떤 군대 철수도 보지 못했다”면서 러시아의 주요 부대가 국경에서 멀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국경을 향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나토 회원국 국방장관 회의를 전후해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변에 병력을 더 보내고 있다면서 “이런 정보는 공개된 정보 출처, 상업용 위성 이미지를 통해서도 확인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의 안보 위협이 유럽에 ‘뉴 노멀(새로운 기준)’이 됐다”며 유럽 남동부 지역에 나토 전투단 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크림반도에서 전술 훈련을 마친 남부 군관구 소속 부대들이 철도로 원 주둔지로 이동하고 있다”며 러시아군의 철군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잇따라 공개했다. 그럼에도 서방이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제기하자 이를 조롱하며 역공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 언론들을 ‘허위 정보 매체’로 깎아내리면서 “(그들에겐) 유감스럽게도 전쟁은 시작되지 않았다”며 “향후 1년간 우리의 (우크라이나) 침공 일정을 공개해 달라. 휴가 계획을 세우고 싶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방부는 17일 “서부군관구의 탱크부대 요원들이 훈련을 마무리하고, 탱크·궤도차량 등을 철도에 적재 완료했다”며 “원주둔지를 향해 약 1000㎞ 이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원 주둔지로 복귀한 뒤엔 추후 계획된 동계 전투훈련을 위해 장비 유지·보수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탱크가 철도에 실린 모습, 철로 근처에서 탱크 적재 작업을 하는 모습 등을 담은 사진을 공개했다.
러시아의 부인에도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 긴장감은 여전하다. 러시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이날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동부 루간스크 지역에 박격포와 수류탄 공격을 했다고 보도했다. 루간스크가 위치한 돈바스 지역은 반군과 정부군의 교전이 빈발하는 곳이다. 러시아 측은 해당 공격이 2015년 맺은 정전협정인 ‘민스크 협정’을 위반한 행위라며 비판했다. 다만 이 협정은 세부조항에 대한 이견차로 거의 이행되지 않고 있어 돈바스 지역 분쟁을 구실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위협을 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동부 도네츠크 지역 반군은 정부군이 아조프해 연안을 포위하기 위해 상륙작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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