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 수십 명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유세 도중 ‘손가락총’ 포즈를 취한 것을 문제 삼으며 신천지와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들은 윤 후보의 포즈가 신천지 이만희 교주의 그것과 같다며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정치권에선 유세 현장에서 흔히 취하는 포즈를 난데없이 정치 공세에 이용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기독교와 천주교를 믿는 민주당 의원 54명은 17일 국회 소통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천지의 상징과도 같은 이만희 교주의 L자 손가락, V자 표시와 윤 후보의 L자 손가락, V자 표시는 과연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있겠느냐”며 “신천지가 윤 후보와 국민의힘과의 유착을 통해 정치세력화하고 있다는 의혹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회견문을 낭독한 김회재 의원은 “지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신천지가 계획적으로 신도들을 대거 집단 입당시켜 윤 후보를 당선시켰다는 내용의 전 신천지 간부의 증언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면서 “윤 후보와 박빙의 경선을 치렀던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도 ‘경선 직후에 알았다’는 등 사실상 신천지의 윤 후보 지원설을 인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윤 후보가 검찰총장 재직 당시 대구 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로 지목된 신천지에 대한 압수수색을 거부한 배후에 윤 후보와 이 교주 간 유착 관계가 자리한 것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그러면서 “윤 후보는 신천지 관련 각종 의혹에 대해 즉각적으로 소상하게 해명해야 할 것”이라며 “의혹의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국민께 사과하길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5선 중진인 김진표 의원은 “무속과 주술에 의존하고 사이비 집단을 의식해서 오판하게 된다면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최악의 비극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정국에서 대야(對野) 스피커로 떠오른 고민정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날 기자회견 사진과 함께 회견문 전문을 올려놓기도 했다. 야권에선 즉각 반발이 터져나왔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의 ‘삽질’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번 건은 특히 재밌었다”며 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과거 연설 중 같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을 보내왔다. 또 다른 야권 관계자는 “고 의원은 우리 ‘어둠의 선대위원장’”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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