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선 후보 캠프의 인사에 임명한다는 국민의힘 전자 임명장 발송이 잇따라 빈축을 사고 있다. 문자메시지의 첨부 이미지 형식으로 보낸 임명장의 받는 이가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에 속해 사실상 마구 발송한 형식을 보여서다. 일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의심하고 국민의힘 고소 계획까지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5·18 구속부상자회원 66명은 4일 보도자료를 내고 “윤 후보가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해 선거용 임명장을 남발했다”며 “정치적 중립을 준수해야 할 5·18 유공자들의 품위와 명예를 훼손시켰다”고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2일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 공정한나라 특보에 임명한다’는 메시지와 윤 후보의 직인이 찍힌 임명장을 받았으며, 자기도 모르는 사이 윤 후보 캠프의 특보에 임명됐다고 반발했다.
특히 임명장은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 중 구속부상자회원 일부에게만 발송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회원들은 구속부상자회원 명단이 국민의힘에 무단 유출된 것으로 보고 윤 후보 등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할 방침이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도 윤 후보에게서 두 번이나 선거운동 임명장을 받았다며 윤 후보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공개 사과를 촉구했다. 여 대표는 같은날 SNS에서 “어제 저녁 윤 후보가 정의당 대표인 저에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조직본부 국민행복 복지특별위원회 대외협력분과위원장’에 임명한다는 임명장을 문자로 보내왔다”고 어이없어 했다.
여 대표는 “불과 나흘 전 생뚱맞은 자문위원 임명장을 보낸 무례와 몰상식에 항의하면서 윤 후보의 사과를 요구한 정의당을 또 다시 모욕했다”며 “정의당을 지지하는 시민을 조롱하는 짓”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무분별한 임명장 남발에 개인정보를 불법·부당하게 악용·침해하지 말라는 시민의 요청을 뭉개는 짓”이라며 “민주시민들의 뜻을 담아 윤 후보의 공개 사과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여 대표는 앞서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본부 종교단체협력단 미래약속위원회 자문위원’ 임명장을 받았으며, 류호정 의원은 “정의당 선대본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성평등사회협력단’ 자문위원으로 임명한다”며 “여성가족부 강화위원회에 배치할 테니 맡은 바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말로 받아쳤었다.
지난달 25일에는 민주당 소속 송기섭 충북 진천군수가 국민의힘에서 발송된 ‘직능총괄본부 스마트건설지원본부 특보 임명장’을 받았다.
SNS에서 이러한 사실을 밝힌 송 군수는 “대통령 선거에서 저를 국민의힘 특보로 임명한다는 임명장”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방식의 선거운동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가 받은 임명장에는 ‘제20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본부 스마트건설지원본부 특보에 임명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으며, 삭제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이후 송 군수의 글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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