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규제 완화 조치·BA.2 우세종 등 주요 원인으로 꼽혀
코로나19 백신 면역저하 등도 확산세의 부분적 원인 추정
한동안 잠잠했던 유럽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다시 재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기존 오미크론(BA.1)의 하위 계통 변이인 일명 ‘스텔스 오미크론'(BA.2)의 감염이 급증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CNBC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과 독일, 프랑스, 스위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에서 BA.2 감염이 늘면서 잠잠했던 코로나19 확진 건수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BA.2가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이유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통한 오미크론 검출을 회피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하루 3만 명 정도에 그쳤었지만, 최근에는 하루 7~8만 명대로 급증했다.
독일은 하루 감염자가 25만 명씩 속출해 재유행 기조가 뚜렷하다.
프랑스와 스위스, 이탈리아, 네덜란드도 각각 하루 18만, 2만, 8만, 5만명을 넘나들며 감염자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유럽 국가들이 취한 대대적인 방역 완화 조치에 BA.2 유행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덴마크에서는 이미 BA.2가 오미크론을 넘어 우세종이 됐는데, 덴마크 전문가들은 BA.2의 전염력이 기존 오미크론보다 1.5배 높다고 보고 있다.
독일에서는 신규 확진자의 절반 이상이, 미국에서는 11%가량이 BA.2 감염자로 분류된다.
로렌스 영 워릭대 교수는 “BA.2가 BA.1보다 전염력이 높은 것이 분명한데, 여기에다 방역 완화와 면역 저하(백신 접종 후 시간 경과)가 맞물려 지금의 감염 유행이 초래된 것”이라고 말했다.
영 교수는 “BA.2 감염 증가는 이미 BA.1을 능가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며 “다른 변이가 인구에 유입되면서 이 같은 감염 (재)유행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백신을 완전히 맞지 않거나 백신 유발 면역력이 떨어지고 있는 인구에서 바이러스가 퍼지고 복제될수록, 새 변이가 나와 접종률이 높은 나라에도 지속적인 위협으로 남을 것이라고 영 교수는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와 함께 안전하게 산다는 것(위드 코로나)은 바이러스를 무시하고 바이러스가 영원히 사라지길 바라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각국 공중보건 당국자들과 세계보건기구(WHO) 등 전문가들은 BA.2를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
영국 보건당국은 BA.2에 대해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최근 몇 주 동안 감염자가 늘었지만, 입원환자 수도 그에 비례해 증가하는 건 아니라는 설명이다.
영국에서는 지난 한 주간 총 44만4201명이 확진돼 전주 대비 48.1% 늘었지만, 입원환자 수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1만576명으로 전주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가디언은 보도한 바 있다.
다만 시간이 경과하면서 백신 효과가 떨어진다는 게 우려 요인이다. 영국 보건당국이 BA.1과 BA.2의 백신 효과를 분석한 결과, 감염 직후에는 약 77%의 중증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효과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WHO는 BA.2가 BA.1과 유전적 배열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및 여타 단백질의 아미노산 차이 등은 BA.1보다 (감염 확산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BA.2는 작년 12월 호주의 남아공발 입국자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이후 며칠 사이에 남아공과 캐나다에서도 발견되며 총 7건의 사례가 추려졌는데, 오미크론으로 정의되는 돌연변이 전체를 갖추진 않으면서 고유의 돌연변이도 갖춰 유행 시 새 변이로 명명될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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