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인 신분·보수정권 대통령으로서 첫 사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제74주년 제주4·3희생자추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31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김은혜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전날 윤 당선인의 4·3추념식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4·3항거에 대해 당선인이 선거 당시에도 말씀드렸던 바가 있었다. 그때 드렸던 약속을 잊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당선인의 지방 행보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국민 통합이라고 보통 얘기를 할 때는 진영과 이념을 넘어선 것”이라며 “윤 당선인은 ‘대통령이 되면 그런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서 역동적이고 또 국민이 원하는 국민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후보 시절인 지난 2월 5일 제주4·3평화공원을 참배했다. 당시 오임종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의 추념식 참석 요청에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당시 윤 당선인은 추념식 방문과 관련 “인권과 자유민주주의 정신에 입각해 평화와 국민 통합을 이루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당선인은 최근 허향진 당시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도 추념식 참석 요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4·3추념식을 주관하는 제주도 역시 윤 당선인의 참석을 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윤 당선인이 4·3추념식에 참석할 경우 대통령 당선인 신분으로는 첫 사례가 된다. 특히 보수정권의 대통령이 4·3추념식에 참석한 사례도 없어 윤 당선인의 참석 여부가 더욱 주목되고 있다.
2003년 조성된 4·3평화공원에서 첫 위령제가 열린 후 현직 대통령으로 4·3추념식에 참석한 것은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처음이었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10년 동안 대통령이 한차례도 4·3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는 4·3추념식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음에도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2020년, 2021년 세 차례 참석했다. 올해 추념식에는 문 대통령을 대신해 김부겸 국무총리가 참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다. ‘4·3의 숨비소리, 역사의 숨결로’를 슬로건으로 열리는 추념식은 보상 등 희생자 명예 회복의 의미를 담아 봉행된다. 이날 오전 10시에 도 전역에 1분간 추모·묵념 사이렌이 울린다.
본 행사는 묵념과 오프닝 영상, 헌화 및 분향, 국민의례, 인사말(도지사 권한대행, 도의회 의장, 4·3유족회장), 경과보고, 추념사, 추모 공연, 유족 사연, 추모 공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정부와 제주도는 감염병 예방 등 방역을 위해 추념식 참석 인원을 4·3 생존희생자 및 유족, 4·3 관련 단체 정당별 당 대표, 국회의원, 정부 주요 인사, 도민 등 299명 이하로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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