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시험발사 때 사용한 영웅함
돌출된 선미 부근서 예인선 포착
풍계리 핵시설 가동 관찰도
한·미·일 군사훈련 논의 주장에
軍 “논의 없어”… 尹측도 선긋기
풍계리 핵실험장 등 북한 핵·미사일 관련 시설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이르면 4월 북한이 핵실험을 비롯한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는 3월30일(현지시간) 북한의 신포급 잠수함 ‘8·24 영웅함’이 정박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의 16∼27일 동향을 담은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공개했다. 영웅함은 북한이 지난해 10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때 사용한 잠수함이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신포조선소 안전구역에 정박해 있던 영웅함 선미 부분이 지난 22일 차양막 바깥으로 비스듬히 나와 있었다. 작은 예인선도 옆에 있었다. 이어 23일에 찍힌 위성사진에는 영웅함이 다시 차양막 밑으로 들어간 것처럼 보이고, 예인선은 안전구역 남측에 있는 SLBM 시험용 바지선 옆에 묶인 채 정박해 있었다.
풍계리에서 핵실험이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존 사노 전 미 중앙정보국(CIA) 작전국 부국장은 이날 세계정치연구소 초청 웨비나에서 “수년간 중단해 왔던 핵실험을 할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다탄두미사일 개발 가능성에 대해서도 “2∼3년 이내에 그런 능력을 선보인다고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 연합군사훈련 가능성에 대해 정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선긋기’에 나섰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 위협에 대해서는 3국
이 밀접하게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면서도 “한·미·일 연합군사훈련이 논의된 바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일 군사협력은 양국 간 신뢰 회복과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선행돼야 가능하다는 정부의 기본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한·미·일 공동(연합) 군사훈련은 한·미·일 안보협력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면서도 “새 정부에서는 한·미·일 간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안보협력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면 3국 또는 한·미 간 안보협력 강화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미·일은 이날 미국 하와이에서 3국 합참의장 회의(Tri-CHOD)를 가진 뒤 공동 보도자료에서 “3국의 긴밀한 공조와 협력으로 역내 안보를 공고히 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원인철 합참의장과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별도로 개최한 양자 회담에서 새 작전계획 수립에 필요한 전략기획지시(SPD)에 서명했다. 지난해 12월 제53차 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이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한 직후 한·미는 SPD 문안 작성 작업을 진행해 왔다. SPD 서명이 이뤄짐에 따라 한·미는 ‘작전계획 5015’에 포함되지 않았던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 한국군 구조 변화 등을 반영한 연합작전계획 최신화 작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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