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윤중로 벚꽃길 3년 만에 개방
벚나무가 꽃을 피웠다는 소식에 주말 나들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8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서울시 벚꽃은 오늘 만발한 것으로 관측된다”며 “서울 벚나무 표준목과 여의도 윤중로 벚나무 모두 공식적으로 80% 이상 개화한 이날 만발한 것으로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폐쇄됐던 여의도 윤중로 벚꽃길은 주말인 내일(9일)부터 18일까지 약 3년 만에 개방된다.
◆벚꽃 많이 봤는데…오늘에서야 만발했다고요?
이번 주 초부터 서울 곳곳 볕이 잘 드는 장소에서는 벚꽃이 핀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기상청은 8일에서야 벚꽃이 폈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공식적으로 서울에서 벚꽃의 개화를 판별하는 기준이 ‘기상청 벚나무’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명칭은 ‘계절관측 표준목’인 이 벚나무는 종로구 송월동 서울기상관측소 앞에 있다. 이 벚나무 한 가지에 꽃이 3송이 이상 핀 것을 관측요원이 눈으로 확인하면 그 때 서울에 벚꽃이 핀 것으로 기록된다. 벚꽃이 80%이상 개화해야 관측상 만발했다고 기록된다.
서울 벚나무 표준목은 올해 수령이 62년(국립산림과학원 임산공학부 재료공학과감정)으로 추정된다. 이 나무는 국가등록문화재 (제585호)로 등록있으며 2014년 측정한 결과 키는 약 8m, 사람 가슴높이에서 측정하는 흉고지름은 58m인 아름드리나무다.
기상청은 “관측자가 매일 육안으로 (개화와 만발을) 관측하고 있다”며 “동일한 장소, 동일한 나무를 매년 관찰하는 이유는 자료의 일관성을 유지해 통계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서울 벚나무 표준목엔 지난달 26일 꽃봉오리가 맺혔다. 이는 평년(1991~2020년)보단 이틀, 작년보다는 열흘 늦은 것이다. 올해 개화일은 일로 평년(4월8일)에 비춰 4일 빨랐다.
서울 벚꽃 개화일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점점 빨리지는 추세다. 지난해 서울 벚나무 표준목은 3월24일 개화해 관측을 시작한 1922년 이래 100년 만에 가장 빨리 꽃을 피웠다. 만발도 개화 닷새 후인 3월29일로 역대 가장 빨랐다.
기상청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제6차 평가보고서상 ‘고탄소 시나리오’(현 수준과 비슷하게 온실가스를 지속해서 배출·SSP5-8.5)를 적용하면 서울 벚꽃 개화일이 금세기 전반기에 4월2일로 지금보다 엿새 당겨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금세기 중반기와 후반기로 넘어가면 서울 벚꽃 개화일이 각각 3월25일과 3월12일로 더욱 앞당겨질 것으로 본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 2070년께 탄소중립을 달성(저탄소 시나리오·SSP1-2.6)해도 서울 벚꽃 개화일은 금세기 후반기 3월28일로 지금보다 빨라질 전망이다.
◆코로나로 닫혔던 벚꽃길 3년 만에 열려
서울의 대표적인 ‘벚꽃길’인 여의도 윤중로는 개방을 하루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영등포구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여의서로의 일부 구간인 윤중로를 개방한다. 당초 지난달 31일 개방 예정이었으나, 개화 시기를 고려해 9일로 연기했다.
영등포구에 따르면 이날 정오부터 18일 정오까지 교통통제가 이뤄진다. 서강대교 남단에서 의원회관 사거리까지의 여의서로(국회 뒤편) 1.7㎞ 구간인 윤중로는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되며, 벚꽃길 보행로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말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열린다.
방문객들은 모두 우측 일방으로만 통행할 수 있고 전동 킥보드와 자전거는 탈 수 없다. 벚꽃길 진·출입은 서강대교 남단 사거리와 의원회관 사거리에서만 가능하며, 한강공원에서 여의서로 벚꽃길로 올라오는 통행로는 모두 통제된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비록 축제는 진행하진 않지만 일상의 정상화로 가는 길목에서 벚꽃길을 구민과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해 (개방을) 결정했다”며 “방역과 기초 질서 유지에 특히 신경 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여의도지구대 관계자는 “혹시 모를 치안 소요에 대비해 사람이 몰릴 시간대에 도보와 자전거 순찰을 하며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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