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측 “당선 후 만남서 文 ‘광화문 안 간 건 잘한 결정’ 외 언급 않기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은 27일 대통령 집무실 이전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퇴임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헌법 가치를 수호하는 일에 관심을 갖고 책무에 집중해주실 거라고 믿고 부탁드리고 싶다” 다소 날선 반응을 보였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종로구 통의동 기자회견장에서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윤 당선인 입장을 묻는 말에 “임기가 보름이 채 남지 않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당선 직후 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났을 때 두 분간 집무실 이전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다”며 “당시 문 대통령이 ‘광화문으로 가지 않은 것은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외에 언급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윤 당선인은 (문 대통령의 전날 발언에 대해) 응답한 게 없다”면서도 “새 정부가 출범하는데 전직 대통령이 협조해서 잘 도왔다는 모습을 보여주시는 게 국가지도자로서 품격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굳이 국민께 그런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지 않나’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전날(26일) ‘문재인의 5년’이라는 제목으로 JTBC에서 방송된 손석희 전 앵커와의 대담에서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계획에 대해 “개인적으로 저는 별로 마땅치 않게 생각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집무실을 옮기는 것은 국가의 백년대계인데 어디가 적절한지 등을 두고 여론 수렴도 해보지 않았다”며 “‘하루라도 청와대에 있지 못하겠다’는 식의 결정과 일처리 방식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새 정부가 의지를 가지고 마치 1호 국정과제처럼 추진하는 마당에 그것으로 신구권력이 크게 갈등할 수는 없는 것”이라며 “적어도 국정의 안보공백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할 수 있는 협력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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