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0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향한 자신의 태도가 논란이 되자 “누가 제가 삿대질했다고 하십니까”라며 손바닥을 편 채 박 의장을 가리키는 사진을 공유했다.
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희를 사뿐히 즈려밟고 지나간 국회의장께 펼쳐든 다섯 손가락 참하게 모아서 당신이 외면한 민주주의 본질을 물었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배 의원은 이날 본회의에서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하고 박 의장의 의사일정 진행에 대해 거친 언사를 써가며 항의했다.
박 의장은 검찰의 수사·기소권 분리를 담은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제396회 국회(임시회) 회기 결정의 건’을 이날 본회의에 상정했다. 해당 개정안들에 대해 국민의힘은 충분한 숙고 없이 민주당을 위해 검찰의 수사권을 뺏는 ‘악법’이라는 입장이다.
또 제396회 국회 회기를 30일 하루로 결정하는 안건이 통과되면서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요청은 회기가 종료되는 당일 밤 12시를 기해 자동적으로 종료된다.
발언권을 부여받은 배 의원은 박 의장과 마주 서서 약 5초간 박 의장을 응시한 뒤 마이크 앞에 섰다. 국회의원들은 단상에서 발언하기 전과 후 국회의장과 동료 의원들에게 각각 허리 숙여 인사하는 게 관례이지만 배 의원은 인사를 거부하겠다면서 하지 않았다.
그는 그러면서 본회의 전 국민의힘 측과 박 의장 측 간 몸싸움이 있었던 것을 언급하며 “오늘 의장은 아주 옹졸한 모습으로 부의장(정진석)의 방문을 거절하고 의장실 앞에서 면담을 요구하며 늘어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당직자, 경호인들을 앞세워 무차별로 밀어붙였다”고 했다.
이어 “당신의 그 앙증맞은 몸을 저희 국민의힘 의원 위로 밟고 지나가기 위해 앞줄에 앉은 여성 의원들을 구둣발로 걷어차며 용맹하게 이 국회의장석에 올라오셨다”고 소리쳤다.
이후 배 의원은 뒤를 돌아 박 의장을 마주보고서 “당신이 얘기하시는 민주주의가 이런 겁니까. 말씀해 보십시오”라고 외치며 삿대질을 했다. 배 의원은 뒤이어 박 의장의 사퇴를 촉구한 뒤 의장석과 객석에 인사를 하지 않은 채 단상을 걸어 내려갔다.
한편 오영환 민주당 의원은 배 의원의 삿대질에 문제를 제기했다.
오 의원은 “도를 넘어선 모욕적 발언”이라며 “국민을 대표하는 대한민국 입법부 수장에게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중 차마 입에도 담기 힘든 모욕적 언사를 행한 배 의원은 국민 앞에 반드시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취재진에 말했다.
그는 “행패를 부린 국민의힘 의원 스스로 돌아보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