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무책임하게 기다리라 말만
역장 양해 구하고 일주일간 설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이 최근 극단적 선택을 한 장애인 가족을 위한 분향소를 삼각지역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25일 서울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숙대입구역 방면 승강장에서 삭발식과 기자회견을 연 뒤 “시민들에게 이 죽음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역장에게 양해를 구하고 내일부터 일주일간 역에 분향소를 설치하겠다”고 말했다.
분향소를 대통령 집무실과 가까운 삼각지역에 설치한 이유는 대통령이 직접 이 문제를 들여다보도록 촉구하기 위함이다.
앞서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는 40대 여성이 발달장애 치료를 받는 6세 아들과 함께 자택에서 몸을 던져 숨졌다. 같은 날 인천에서도 60대 여성이 30여년 간 돌봐온 중증 장애인 딸을 살해하고 본인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도 경기도 시흥에서 50대 여성이 우울증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중증발달장애인 딸을 살해하는 등 장애인 가족의 비극이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이다.
박 대표는 “이전에도 발달장애인 가족들은 계속 죽었다”며 “이렇게 계속 죽음이 이어지는 것은 (장애인에 대한) 복지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인데도 국가는 무책임하게 어떠한 대책도 수립하지 않고 기다리라는 말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통령께서 직접 이 문제를 챙기고, 가장 힘없이 죽어가는 장애인들의 삶에 대해 들어주기를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전날(24일) 장애인부모연대도 성명을 통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는 분명하다”며 “국가가 국민에게 아무런 희망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 등을 해법으로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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