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노동자 6명이 사망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HDC현대산업개발 하원기 대표이사를 소환 조사했다.
광주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고 있는 하 대표이사를 전날 소환 조사했다고 31일 밝혔다.
하 대표이사는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정 전반을 감독할 품질 관리자를 충분히 배치하지 않아 현장 노동자 6명을 숨지게 하고, 1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 결과 화정아이파크 1·2단지(1·2공구) 신축현장마다 시공 품질 관리담당자 3명씩 총 6명을 뒀으나, 실질적으로 1명이 도맡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머지 5명은 시공 관리 등 다른 감독 업무를 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러한 현장 겸직 인사발령이 붕괴 사고를 발생케 한 아파트 현장 품질 부실 관리의 근본적 배경으로 봤다. 경찰은 하 대표이사가 건설본부장으로 재임하며 현장 품질 관리 담당자 발령과 관련해 책임있는 위치에 있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 대표이사는 경찰 소환 조사에서 “회사 내 인사 발령 규정에 따랐을 뿐이다”고 진술해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품질 관리 책임자를 충분히 배치하지 않는 겸직 인사 발령에 대한 본사 책임을 수사하고 있다. 현산 본사에 대한 책임이 규명되면 붕괴 원인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대상에 대한 수사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5일 유병규·하원기 등 대표이사 2명을 취임 4개월 만에 교체, 최익훈 HDC아이파크몰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하 대표이사는 그룹 신설 조직인 화정아이파크 리빌딩 추진단으로 자리를 옮겨 붕괴 아파트 철거·재시공을 한다.
한편, 지난 1월11일 오후 3시46분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현장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