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M "아시아계 차별 철폐 위한 노력에 감사드려"
"재능보다 메시지"… 사회적 역할 당부한 바이든
“어서 올라오세요, 여러분(Come on up here, guys).”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 백악관. 방탄소년단(BTS)을 맞이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그룹 멤버들을 스스럼없이 ‘젊은 친구들’(guys)이라고 부르며 환대했다. 이어진 면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BTS가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던지면 많은 사람들이 그에 관심을 갖고 실천에 옮기는 현상을 거론하며 BTS를 향해 더 많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해줄 것을 주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BTS와의 만남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약 1분 분량의 짧은 동영상을 올렸다. BTS 멤버들이 건물 밖으로 나와 기다리던 바이든 대통령을 발견하고 “대통령님,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영광입니다”라고 말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계단 위 현관 앞에 서 있던 바이든 대통령은 BTS를 향해 “백악관에 온 걸 환영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어서 올라오세요, 여러분”이라고 했다.
본격적인 면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5월이 미국 사회에 갖는 의미를 소개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그리고 태평양 도서 출신 미국인들이 미국의 발전에 기여한 바를 기리는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임을 강조했다. 그는 “여기 미국에선 굉장히 중요한 달”이란 말로 특별히 5월의 마지막날에 맞춰 BTS를 백악관에 초청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20년 중국 우한에서 발원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계기로 미국 내 반(反)아시아 정서가 확산하고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급증한 현실을 언급한 뒤 “수많은 아시아계 미국인 친구들이 실질적 차별 아래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한 사람들이 그것(증오)에 관해 말하고 나서면, 그게 얼마나 나쁜 것인지 말하기 시작하면 증오는 숨어들기 마련”이라며 “그래서 오늘 여러분(BTS)이 여기에 와준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BTS의 리더에 해당하는 RM은 “저희야말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다”고 화답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증오범죄 방지법의 입법에 힘쓰고 의회 통과 후 신속히 서명한 사실을 거론한 뒤 “저희도 정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백악관과 미 행정부가 이 문제(아시아계 차별)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애쓰시는 것에 대해 정말로 감사드린다”며 거듭 고마움의 뜻을 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BTS를 향해 “여러분이 말하면 사람들은 많이 신경을 쓴다”며 “여러분이 하는 일은 결국 모두에게 좋은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BTS의 선한 영향력을 높이 평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요한 건 단지 여러분의 뛰어난 재능이 아니고 바로 여러분이 대중과 소통하며 전하는 메시지”라는 말로 앞으로도 미국 내 아시아계 차별 철폐를 비롯한 중요한 사안에서 계속 선한 영향력을 발휘해줄 것을 신신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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