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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한국경제…라임 꺼낸 금감원장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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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09 09:46:54 수정 : 2022-06-09 09:4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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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 한국 경제성장률이 0.6%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하향 조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의 긴 터널을 빠져나와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잠시,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 및 공급망 이슈 등이 다시 불거진 것이 발목을 잡았다. 그나마 버팀목 노릇을 하고 있는 수출도 세계 경제성장률이 꺾이고 있어 앞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5%대 선마저 뚫린 고물가는 6%대로 치달을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와 시름이 커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성장률 전망치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2022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지난 4월26일 공개된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 떨어진 수준이다. 속보치에 반영되지 않았던 1분기 마지막 달인 3월의 국제수지통계, 산업활동동향 등 기초자료가 반영되면서 건설업(-1.0%포인트) 등이 하향 수정됐다. 지난 2월 말 터진 우크라이나 사태가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을 악화시키고, 이에 따라 민간소비와 투자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은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민간소비는 0.5% 줄었고,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모두 3.9% 후퇴했다. 믿을 것은 수출뿐이었다. 1분기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3.6%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3.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수입은 기계 및 장비 등이 줄면서 0.6% 감소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2.7%)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연말까지 남은 분기마다 0.5%씩 성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황 국장은 “주요국 성장세 약화로 수출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지만, 민간소비가 방역조치 완화나 추경(추가경정예산)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금까지는 올해 2.7%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방역조치의 완화 및 추경 등을 근거로 민간소비의 회복세를 점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원리금 상환부담 가중과 주식·부동산 등 자산가격 하락 등으로 민간소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로이 한국경제를 떠받치는 수출 전선 또한 글로벌 경제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OECD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3.0%에서 2.7%로 내리고, 물가 상승률은 2.1%에서 4.8%로 올렸다. OECD는 “민간소비는 높은 면역 수준, 거리두기 해제, 추경 효과, 가계저축률 정상화에 따라 회복될 전망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으로 회복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뉴스1

◆라임·옵티머스 꺼낸 검사 출신 금감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문재인정부에서 벌어진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재조사 가능성을 시사했다. 전 정부 금융비리 의혹 재조사를 통해 사실상 금융당국 차원의 사정 정국이 조성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금감원장은 8일 기자들과 만나 라임·옵티머스 사태 등에 대해 “사모펀드 관련된 것들은 개별 단위 펀드 사건별로 모두 종결되고 이미 넘어간 걸로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저희가 시스템을 통해 혹시 볼 여지가 있는지 잘 점검해보겠다”고 말했다. 이 금감원장이 ‘시스템’을 통한 점검이라고 선을 긋기는 했지만,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전 정권 시절 펀드 의혹을 다시 들여다본 후 이를 통한 금융당국발 사정 정국 돌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전 정권과 연관된 민감한 사안에 대해 에두르지 않고 발언해서다.

 

금감원이 검사와 제재를 마무리했기 때문에 재검사는 어렵지만, 검사 과정과 보고 자료 등을 다시 들여다본 후 미진한 부분을 찾는 형식으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라임 사태는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코스닥 기업들의 전환사채(CB) 등을 편법 거래하며 부정하게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던 펀드에 들어있던 주식 가격이 폭락하면서 환매 중단이 벌어진 사건이다. 옵티머스 사태는 지난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펀드 가입 권유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1조원 넘게 모은 뒤 투자자들을 속이고 부실기업 채권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본 사건이다. 이들 사건은 그동안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8일 서울시내 마트에 돼지고기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치솟는 물가에 금겹살된 삼겹살

 

최근 국내 돼지고기 가격이 수요 증가와 사료값 인상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이달에도 돼지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의 ‘축산관측(돼지)’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돼지 도매가격은 ㎏당 6000∼6200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년 동월에는 ㎏당 5204원이었는데, 이보다 15.3∼19.1% 비싼 수준이다. 평년(㎏당 5043원)과 비교했을 땐 19.0∼22.9% 상승한 가격이다.

 

연구원은 국제적인 돼지 공급 상황과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른 국내 외식 수요 증가 등을 고려하면 이달뿐 아니라 올해 전반적으로 돼지 도매가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에는 ㎏당 4722원, 평년 기준으로는 4374원이었는데 올해는 4900∼5100원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 돼지 공급량은 등급판정 마릿수 및 수입량 증가로 평년과 전년 대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원의 관측과는 별개로, 올해 세계적인 곡물 가격 상승 추세에 따라 하반기 사료값 인상도 예상되면서 돼지 도매가격이 더 오를 가능성도 존재한다.

 

돼지고기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자 정부는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입 돼지고기 5만t에 올해 하반기 할당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할당관세란 수입품 관세를 일정 기간 낮춰주는 제도다. 또 농식품부는 농가에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특별사료구매자금을 1%의 금리로 지원하고, 사료업계의 의제매입세액 공제 한도도 기존 40%에서 5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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