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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금리·환율 ‘3高’ 위기 韓경제… 경상수지도 적자전환

입력 : 2022-06-10 18:08:51 수정 : 2022-06-10 18:5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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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8000만弗… 2년 만에 처음
재정수지까지 ‘쌍둥이 적자’ 우려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 영향
韓銀총재, 금리 추가 인상 시사

우리 경제에 3고(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유일한 버팀목이 되던 경상수지는 올해 4월 들어 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돌아섰다. 경상·재정 수지 모두 적자가 나는 ‘쌍둥이 적자’에 대한 불안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국은행은 10일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통해 4월 경상수지가 8000만달러(약 1005억원) 적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20년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계속되던 흑자 행진은 24개월 만에 멈춰 섰다.

경상수지 악화의 원인을 따져 보면 세계적인 원자재발 공급 측면 인플레이션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반도체·석유제품 등의 호조로 수출(589억3000만달러)이 1년 사이에 11.2%(59억3000만달러) 늘어났지만, 수입(559억8000만달러) 역시 16.5%(79억3000만달러)나 증가했다. 특히 원자재 수입액(4월 통관 기준)은 전년 같은 때보다 37.8% 급증했다. 원자재 중 석탄, 가스, 원유, 석유제품의 수입액 증가율은 각 148.2%, 107.3%, 78.4%, 36.0%에 달했다.

국내 물가에서도 국제 원자재발 인플레이션의 여파가 확인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과 비교해 5.4% 오르면서 2008년 9월(5.1%) 이후 13년8개월 만에 첫 5%대 상승률을 보였다. 소비자물가지수 조사 대상 품목 5개 중 1개가량의 가격은 1년 전보다 10% 이상 올랐다.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휘발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6.64원 오른 ℓ당 2055.11원을, 경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7.96원 오른 ℓ당 2052.36원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국내 휘발유 가격은 조만간 역대 최고가(2012년 4월18일 2062.55원)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마저 1260원대로 올라서면서 수입물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부채질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9일(현지시간) “휘발유 가격이 조만간 떨어질 것으로 보진 않는다”며 공급발 인플레이션의 불길이 당분간 꺼지지 않을 것임을 경고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치솟는 물가를 달래기 위해 10일 “금리 인상으로 단기적으로는 취약계층의 어려움이 커질 수 있겠지만, 자칫 시기를 놓쳐 인플레이션이 더 확산되면 그 피해는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인플레이션 파이터’로서 중앙은행 본연의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가계부채를 짊어진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차주들의 부담을 감안해 은행 문턱을 낮추겠다는 정책을 편 때문에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1060조6000억원)은 4월에 이어 4000억원이 증가, 2개월 연속 늘었다.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끼여 가계부채 축소 정책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얘기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결국 경기침체를 감수하더라도 물가를 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한은도 계속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역시 지출 구조조정을 함께해서 유동성이 지나치게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어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규제개혁을 통해 기업 투자가 실행될 수 있게 제도를 바꿔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준·이강진·남혜정 기자,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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