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대표(사진)의 '성상납 및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한 징계 결정을 다음달로 미루면서 24일 당내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은 경찰 수사를 기다려야 한다며 윤리위를 견제하고 나선 반면, 이 대표의 징계 필요성에 무게를 두는 인사들도 적지 않다.
우선 당사자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의 전쟁 영웅인 조지 패튼 장군을 인용, "의심스러울 때 공격!(When in doubt, ATTACK!)"이라는 한 줄 짜리 글을 올렸다.
윤리위 징계 상황과 맞물려 벌어진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공개 갈등을 비롯해, 당안팎에서 제기되는 자신을 향한 공세에 대한 반응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와 가까운 당내 인사들의 지원 사격이 이어졌다.
검사 출신인 정미경 최고위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징계라는 단어는 사실 어떤 결과물이 나왔을 때 그걸 보고 판단하는 거지 윤리위 자체에서 수사하는 건 아니다"라며 "수사의 결과물이 나오기 전에 윤리위가 이렇게 그거를 징계 검토를 하는 게 맞는 건지 맞지 않다고 보고, 이해가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또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지 않으면 우리는 완벽한 정권교체를 이룬 게 아니다"라며 "대선·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 상징적인 당대표를 지금 내쫓는 게 과연 총선에 도움이 되나 하는 지점을 다 걱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형동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당의 많은 분이 수사 결과를 보고 윤리위원회가 개최돼도 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았는데 성급하게 이 부분이 시작되지 않았나"라고 지적했다.
'7월 7일까지 수사 결과가 안 나온다면 징계 결정도 미뤄져야 한다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애초에 무리한 시작이었다"며 윤리위의 징계 절차 개시 결정을 원점에서 비판했다.
이어 윤리위가 증거인멸 교사 의혹 관련 참고인이었던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에 대한 징계 절차 개시를 추가로 결정한 데 대해서도 "상당히 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절차적 정당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당 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게 된 3선의 조해진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성상납 의혹 자체가 경찰 단계에서도 아직 사실이 안 밝혀지고 있는 상황에서, 윤리위가 후속 행위인 증거인멸 의혹으로 징계를 하고, 만약 그 징계가 당대표로까지 이어진다면 그런 초유의 결정을 내린다는 것이 굉장히 부담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실장의 '7억원 각서 작성' 논란에 관해서도 "정치적 행위, 특히 지금 제기되고 있는 의혹과 연결될 때 문제가 되는 것이지 사인 간의 행위인 경우에는 그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나"라며 "확실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징계하게 되면 정치적·법적인 파장 클 수 있다"고 재차 방어막을 폈다.
반면에 3·9 대선 때 선대위에서 활동했던 윤희석 전 대변인은 "윤리위가 징계 절차를 개시한다는 것 자체가 '유죄 취지'"라는 견해를 밝혀 온도차를 보였다.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한 윤 전 대변인은 이 대표에 대해 최소한 '경고' 이상의 징계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윤리위가 7월 7일로 이 대표에 대한 결정을 미룬 것을 두고도 “그냥 징계로 가면 중간에 왜 소명도 안 들었냐 하는 그런 반발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절차상에 하자를 치유하고 할 것을 다 하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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