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고령인구가 경사도가 높고 노후 저층주거지가 밀집한 강북지역에 많이 거주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지역들은 경로당과 공원 등 근린시설이 부족해 노인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0일 서울연구원의 ‘서울시 고령인구 밀집지역의 사회공간적 특성과 근린환경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서울 행정동별 고령화율이 높은 지역은 △강남구 수서동(28.5%) △강북구 번3동(26.2%) △도봉구 도봉1동(26.1%) △강서구 가양2동(26.0%) △동대문구 청량리동(25.1%) 순으로 나타났다. 대규모 공공임대단지 영향으로 고령인구가 많은 수서동을 제외하면 주로 강북지역의 고령화율이 높았다. 서울의 평균 고령화율은 15.6%로 유엔(UN)은 고령화율 20% 이상을 초고령사회로 분류하고 있다.
연구원이 고령인구가 밀집한 상위 20% 행정동(고령인구 밀집지역)을 추출해 분석한 결과 이 지역의 단독·다세대·연립주택 비율은 67.7%였다. 서울시 평균 44.9%에 비해 20%포인트 높은 수치다. 30년 이상 경과한 노후주택 비중도 20% 이상으로 분석돼 환경이 다소 열악했다. 고령인구 밀집지역의 동별 평균 경사도는 4.3도로 서울시 평균 3.3도에 비해 높았다. 서대문구 홍제1·3동, 은평구 녹번동, 불광1동 등은 고령인구가 많이 사는 구릉지역이었다.
고령인구 밀집지역 내 고령인구 1000명당 경로당 수는 2.04개소로 서울시 평균 2.83개소에 비해 낮았다. 공원 수도 1.39개소로 서울시 평균(1.79개소) 대비 20% 이상 낮은 실정이었다.
서울연구원이 지난해 진행한 ‘고령인구의 근린시설 이용실태와 불편사항 파악 조사’에서는 노인 4명 중 1명(25.0%)이 경사가 가파르고 계단이 없다는 것을 1순위 불편사항으로 꼽았다. 보행로와 차도가 분리돼 있지 않아 불편하다는 응답은 23.8%, 쉬어갈 수 있는 휴게공간이 없다는 응답은 15.9%로 뒤를 이었다. 조사는 지난해 3월23일부터 16일간 강북구 송중동, 수유1동, 서대문구 홍제3동, 은평구 녹번동 등에 사는 만 60세 이상 32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원은 “서울에서 고령인구가 밀집한 지역은 동북·서북권의 노후 저층주거지로 이들 지역은 보행환경과 휴식공간 등 근로환경의 개선이 필요하다”며 “고령친화 생활환경 개선사업을 통해 커뮤니티 단위에서 고령자가 살기 편한 근린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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