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다섯 해를 맞은 사회적기업 주간 행사가 지난 10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번 기념식 행사에서 아침 독서운동을 통해 초·중·고교에서 책 읽는 문화를 확산하고 취약계층에게 책 나눔 사업을 한 사단법인 행복한아침독서, 사회적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취약계층의 주거환경 수준을 측정하는 측정지표를 개발해 혁신적인 사업모델을 제시한 ㈜가온아이피엠이 주목받았다. 나눔이 협력으로, 협력이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혁신적인 선순환 모델을 제시한 사례다.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시민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헌신으로 시작된 사회적기업은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 제정을 기점으로 다양한 사회적 경제조직들의 참여가 본격화하면서 우리 사회에 거스를 수 없는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2007년 55개에 불과했던 사회적기업은 올해 3342개로 늘었다. 취약계층 고용도 2500여명에서 3만7000여명으로 15배 증가했다. 정부지원이 끝난 이후 기업생존율도 85.9%로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기업이라는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며 자생력 있는 경제주체로 거듭나고 있다. 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이러한 한국의 사례를 높게 평가하고, 국제규범에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의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거둔 성과가 앞으로의 성공을 담보할 수는 없다. 우리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향후 우리가 처한 경제상황, 노동시장 환경 등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고, 사회적경제 주체들에 미치는 파급효과 또한 작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극복을 위해 다시 한 번 사회적경제 주체들의 비상한 각오와 함께 나눔과 협력의 정신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기업의 자생력을 높이고 코로나19 이후 경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개편해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갈 계획이다. 먼저 다양한 사회적경제 조직의 참여를 촉진할 수 있도록 현행 기업 인증체계를 현실에 맞게 정비하는 한편, 사회적경제 주체들이 제공하는 재화와 서비스가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선택받을 수 있도록 정부지원과 연계한 사회적 가치 측정(SVI)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또한 유능한 청년인재가 사회적기업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인재양성 지원체계 구축도 추진한다. 청년 취업에 성과를 거둔 사회적기업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면서 혁신적인 신산업분야의 사회적기업 창업을 집중 지원하고, 창업이 고용창출과 연계될 수 있도록 취업연계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아울러 새 정부 국정과제인 사회서비스 혁신을 통한 복지·돌봄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는 데 사회적기업의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을 통한 성장·복지·일자리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은 우리 사회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관계 부처, 민간 전문가 등과 논의를 통해 사회서비스 분야에 역량 있는 사회적기업의 참여를 촉진할 방안 마련에 힘을 모을 방침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앞을 다투지 않기에 빨리 흐르고 지체하는 일이 없다’고 한다. 나눔과 협력의 정신은 사회적기업이 성장해온 밑거름이다. 사회적기업이 일궈온 소중한 가치가 당면한 위기 극복의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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