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폭 30%→2022년 5%·2023년 10% 제시
사측, 4.5% 고수에 막판 타결 성사 최대 관건 돼
파업으로 대우조선해양, 약 7000억 원 손실 추산
하청노사, 공권력 투입 전 극적 타결 부담 안아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이하 하청지회)의 파업이 20일로 49일째를 맞은 가운데 하청노사가 6일 동안 협상 테이블에 앉아 막판 타결을 시도하고 있다.
물밑 협상을 통해 하청지회가 임금 인상 폭 등 양보안을 제시하며 의견 접근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교섭장 안팎에서는 최종 타결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노조 양보안을 사측이 수용할지가 최대 관건인데다 원청노조의 금속노조 탈퇴, 원청업체의 손해배상청구 건 등이 교섭 타결의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청지회와 대우조선 사내협력사 교섭대표 측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대우조선해양 서문금융센터 6층에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하청노사는 지난 15일부터 ‘마라톤 교섭’을 이어오고 있으나, 아직 최종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애초 하청지회는 △임금 인상 30% △상여금 300% △단체교섭 인정 △노조 사무실 마련 △노조 전임자 인정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교섭에 진전이 없자 파업 수위를 높인 하청지회는 지난달 22일부터 선박 점거 농성에 나섰다.
이런 상황에 하청지회가 최근 진행한 교섭에서 사측에 양보안을 제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임금 인상 30%를 고수하던 하청지회가 임금 인상 폭을 20%→10%까지 낮춰 사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하청노사가 최대 쟁점이었던 임금 인상 폭을 두고 상당한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알려져 교섭장 안팎에서는 타결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 19일 교섭에서는 올해 5%, 내년 10% 인상안까지 사측에 제시하면서 이런 전망에 무게가 실렸었다.
하지만 사측이 4.5% 인상을 고수하고 있어 노조안 수용 여부가 막판 타결 성사를 두고 최대 관건이다.
이날 낮 12시까지 진행된 노사 교섭은 별다른 진전 없이 마무리됐다.
노조는 4.5% 인상도 염두하고 오후에 다시 교섭을 재개할 전망이어서 극적 타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하청지회는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청노조인 대우조선지회의 금속노조 탈퇴 움직임은 이런 분위기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같은 금속노조 소속인 대우조선지회는 하청지회 파업이 장기화하자 “금속노조가 하청지회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며 금속노조를 탈퇴하겠다고 예고했다.
이날부터 내일까지 원청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노조 전환 총회를 진행해 총조합원 4700여명 중 과반수 참여, 참여 인원의 3분의2가 찬성하면 4년 만에 다시 기업별 노조로 전환한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금속노조를 탈퇴해도 하청지회 투쟁은 해결되지 않는다”며 “현장 내 복수노조 발생 우려 등 조합원 흔들기로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하청지회의 불법 점거 농성으로 선박 건조 작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발생한 수천억원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건도 교섭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통상 파업 과정에서 발생한 회사 쪽 손해배상은 교섭이 타결될 때 노조에 그 책임을 묻지 않기로 하고 마무리하는데 이번 건은 그 피해액이 상당해 이전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대우조선해양은 50일 가까이 된 하청지회 파업으로 현재까지 7000억원 정도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원청노조 파업도 아닌 하청지회 파업으로 발생한 손실인데다 원청업체 입장에서는 손실을 입은 것을 알고도 책임을 따지지 않는다면 배임죄가 적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완강한 입장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무엇보다 불상사 우려가 제기되는 점거 농성 조합원 신병 확보를 위한 공권력 투입 전 하청노사가 극적으로 교섭을 타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교섭 타결 여부는 반반이라고 본다”며 “하청지회 조합원들을 설득하고 있는데 아직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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