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식 등 잦은 모임과 느슨해진 방역 긴장감에 ‘노심초사’
백신 면역력 많이 감소…맞춤용 백신 언제 나올지 몰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을 주도하는 오미크론 바이러스의 하위 변이 BA.5가 사실상 우세종이 되면서 2년 넘게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사람들 중 97%가 처음 걸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전보다 회식 등 잦아진 모임과 전반적으로 방역에 대한 긴장감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21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방역 당국의 조사 결과, 7월 첫째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중 재감염자는 2.88%였다. 즉, 97%가 첫 감염인 것이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지역에 따라 재감염자가 신규 확진자 중 10~20%까지 차지하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는 이 비율이 두드러지게 낮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현재 유행 중인 BA.5가 올해 초 국내 유행을 주도한 BA.1과 BA.2 등이 비슷한 구조를 가진 오미크론 계통이기 때문에 한번 감염된 뒤 형성된 면역력이 재감염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일반적으로 감염 후 만들어진 항체는 3~4개월간 추가 감염을 높은 수준으로 예방하는데, 국내 감염자 중 1400만명이 지난 3~4월 대유행 시기에 발생한 만큼 아직 면역력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20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누적 확진자는 1893만여명이다. 이는 전체 인구 중 약 37%에 해당하는 수치다. 즉,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미(未)감염자들이라는 것이다.
최근 주간 확진자 수는 6월 5주 5만9000여명에서 7월 1주 11만1000여명, 7월 2주 23만여 명으로 일주일마다 두 배로 급증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초회 확진자다. 지난주에만 20만명가량이 처음 코로나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4월 국제 의학 저널 ‘랜싯’에는 코로나 감염 이후 7개월까지 재감염 확률이 84% 줄어든다는 영국 연구 결과가 실린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전파력이 센 변이들이 등장하며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미 ABC방송이 지난달 자체 조사한 결과를 보면 미국 24개 주에서 1600만명 재감염자가 확인됐고, 확진자 중 재감염자 비율이 주마다 4~15%로 다양하게 나타났다.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재감염 비율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되기도 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미국·영국은 국내와 달리 오미크론 변이 이전 우한발(發) 원조 코로나 바이러스나 초기 변이인 알파·델타 등에 감염됐다가 회복된 사람들이 많아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오미크론 변이에 더 취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에 한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기댈 수 있는 예방 접종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것도 불안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마지막 접종(3차) 이후 2~3개월 이상 지났기 때문에 이미 감염 예방 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현재 나와 있는 백신은 BA.5 등 변이에 감염 예방 효과가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 중증화·사망 예방을 위해 접종이 필요한 고위험군을 제외하면 4차 접종을 받는 게 실익이 없다는 분석이 많다.
변이에 대항력이 있는 개량 백신이 언제 공급될지도 불투명하다. 미국의 제약사 모더나가 전날 BA.5에 대한 예방 효과가 기존 백신보다 6.3배 높은 오미크론 백신을 이르면 8월 말 전 세계에 공급하겠다고 밝혔고, 주요 코로나 백신 제조사들이 BA.5와 BA.4 변이 맞춤용 백신 개발에도 나섰다. 하지만 국내 공급 시점이나 물량 등이 아직 불확실하다.
개인이 마스크 착용, 손 씻기와 더불어 자율적 거리 두기 등으로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방법 외에 묘책이 없다는 의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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