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피격 사망 사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경호 수위가 한층 더 두터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북한 관영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김 위원장이 참가한 제8차 전국노병대회 행사 장면을 보면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 근접 거리에서 경호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 모인 한국전쟁 참전 노병들 앞을 지날 때 경호원 4∼5명이 김 위원장 지근거리에 위치해 있았다. 이들은 모두 남색 줄무늬 넥타이를 착용했고, 무선이어폰을 착용했다.
김 위원장이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 안으로 들어왔을 때도 경호원 2∼3명이 동행했다.
조선중앙TV 방송 화면에 국무위원회 경위국장으로 알려진 김철규의 모습이 잡힌 것으로 미뤄 그가 경위국 소속 경호원을 지휘한 것으로 추정된다.
통상 김 위원장과 가족들의 경호 업무는 당 중앙위 호위처, 국무위 경위국, 호위국, 호위사령부 등에서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몇 년 간 김 위원장은 공개 활동 때 경호원들의 밀착 경호를 받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 5월 초 항일빨치산 창설 90주년(4·25) 기념 열병식 참가자들과 단체 사진을 찍을때도 김 위원장은 혼자서 도열한 청년들 앞을 지나갔다. 1년 전인 제7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과의 기념사진 촬영 당시에도 근접 경호하는 경호원은 보이지 않았다.
김 위원장에 대한 경호 수위가 강화된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이달 유세 도중 피살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사건이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근접 경호는 해외 방문을 제외하고 북한 내에서는 잘 보기 힘들었다”며 “아베 전 총리 피격 사망 사건이 최고지도자에 대한 경호 조치를 강화하는 데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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