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평·광주·여주 특별재난지역 지정되나…‘최다 산사태’ 경기도, 발등의 불

경기도, 집중호우에 192건 산사태 발생

최근 나흘간 중부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본 경기 광주시와 여주시, 양평군의 3개 시·군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될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선포되면 해당 지자체 재정자립도에 따라 피해 복구비 중 지방비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의 50∼80%를 국고에서 지원한다. 또 주택 및 농·어업시설 파손 등 피해를 본 주민에게 생계구호를 위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며 전기요금·건강보험료 등 공공요금 감면과 예비군 훈련 면제 등의 혜택을 준다.

17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최근 행안부 관계 공무원들이 양평군과 여주시를 방문해 재난지역 지정을 위한 현장조사를 마쳤다. 광주시의 경우에는 이번 주 안에 현장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집중호우 때 산사태가 발생했던 경기도 여주시 산북면 명품리 마을에서 지난 14일 중장비를 이용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재난지역 지정은 행정안전부 현장조사와 중앙안전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결정되는데, 지금까지 해당 시·군들은 지정 기준액의 최소 3배 넘는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지정 기준 피해액(공공·사유시설)은 지자체별 재정력 지수에 따라 차이가 나는데 양평군과 여주시는 각각 75억원, 광주시는 105억원 이상이다.

양평군의 경우 자체 조사 결과 272건의 공공시설이 피해를 봐, 피해액만 267억원으로 추산된다. 집계가 마무리되지 않은 사유시설을 제외하더라도 이미 지정 기준액의 3.6배를 넘어섰다. 

광주시도 공공시설 528건, 사유시설 251건 등의 피해를 보았는데 자체 조사한 피해액이 지정 기준액인 105억원의 2배를 넘었다.

여주시는 공공시설 108건, 사유시설 111건이 피해를 본 것으로 조사된 가운데 정확한 피해액을 파악 중이다. 피해가 산자락인 산북면에 집중됐는데 이곳 피해액만 최소 1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재난지역 지정은 시·군 단위 외에 읍·면·동 단위로도 가능한데, 산북면의 경우 여주시 기준액의 10% 수준인 7억5000만원만 넘어도 지정 자격을 갖추게 된다. 

이번 집중호우 때 산사태로 마을 진입로가 막혀 마을 전체가 고립되는 피해를 입은 광주시 남한산성면 검복리 마을에 지난 11일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8일 0시부터 내린 도내 누적 강수량은 평균 424.7㎜를 나타냈으며, 지역별로는 양평군이 697.5㎜로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가운데 여주시 689.5㎜, 광주시 675.5㎜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번 집중호우로 도내 10개 시·군에서 모두 192건의 산사태가 발생해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아직 피해 조사가 완료되지 않아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군별로는 양평이 152곳으로 가장 많았고 광주, 여주에서도 큰 피해가 발생했다.

산림청이 소유한 국유림을 제외한 도내 지자체가 관리하는 사유림·공유림 피해만 128건(면적 49.69㏊)이며, 피해액은 84억원 안팎으로 전해졌다. 도와 31개 시·군은 장마전선이 남하하며 소강상태를 보이자 공무원과 군인, 자원봉사자 등 2000여명을 동원해 피해 복구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수원=오상도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