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팅·음식물 오염 재활용도 불가
전북 전주종합경기장에서 최근 성황리에 열린 전주가맥축제에서 재활용이 어려운 일회용품을 과다하게 사용해 빈축을 하고 있다. 환경단체는 시대착오적인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쓰레기 없는 축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조례 제정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8개 환경시민단체로 이뤄진 ‘쓰레기 없는 축제를 위한 전북시민공동행동’이 19일 공개한 ‘전주가맥축제 일회용품 실태 모니터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2일과 13일 이틀간 전주종합경기장 야구장에서 펼친 전주가맥축제에서 배출된 일회용품 쓰레기는 총 14만개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인해 행사장에서 배출된 쓰레기는 100리터 용량의 종량제 봉투를 기준으로 총 200개를 상회했다.
이는 이틀간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 1인당 평균 2.5∼3.5개의 일회용품을 사용한 것으로 파악한 데 따른 것이다. 축제 이틀간 방문객은 총 4만명이며, 맥주 소비량은 4만8000병, 안주 제공업체는 20여 곳으로 나타났다.
단체가 행사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축제가 끝난 자리에는 오염 등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일회용품과 남은 음식물, 종량제 봉투 등이 대거 쌓였다. 일회용품은 플라스틱 컵·병과 종이·스티로폼 음식 용기, 젓가락, 비닐봉지, 물티슈, 우비, 햇빛 가리는 모자 등으로 다양했다. 분리 배출한 재활용품도 상당량도 회사 로고 코팅이나 음식물 오염 등으로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는 재활용품 분리수거함이 설치됐으나, 방문객들이 제대로 분리배출을 하지 않아 자원봉사자들이 일일이 분리해야만 했다. 주최 측은 행사장 입장 시 텀블러를 지참하지 않은 참가자들에게 환경부담금으로 1000원을 받았으나, 소극적인 홍보와 운영으로 실질적인 일회용품 저감 효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다회용기 대여소를 운영했지만, 이용객은 행사 이틀간 110명에 그쳤다. 다만, 이들의 반납률은 90%로 높은 편이었고 이용에 대한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이에 단체는 쓰레기 없는 축제를 정착시키기 위해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지역축제 대부분이 지자체 예산 지원으로 운영되는 만큼 평가 항목에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다회용기 사용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아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의 경우 공공기관 일회용품 사용 제한 조례를 통해 보조금이나 행사비를 지원하는 기관·단체가 주최·주관하는 행사 등에 대해서는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이런 내용의 조례를 시행 중인 곳은 전북지역 14개 시군 가운데 군산시와 익산시 두 곳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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