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신도시 재정비에 대한 공약 후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해당 지역 부동산 시장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정비사업이 빨리 추진될 것이란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면서 매물이 늘고 가격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지난 16일 '국민 주거안정 실현방안'을 통해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해 2024년까지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기대보다 다소 오래 걸리는 데다, 대책에 구체적 내용이 빠져있어 해당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26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매물은 3722건으로 16일 3614건과 비교해 2.9% 늘었다. 평촌신도시가 속한 안양시 동안구는 3.7%(2991건→3103건), 일산동구는 5.6%(2672건→2823건), 중동신도시가 있는 부천시는 5.8%(5828건→6167건), 일산서구는 6.5%(3376건→3596건), 산본신도시를 품은 군포시는 10.3%(2136건→2357건)씩 매물이 증가했다.
집값 추이도 하락 곡선을 그리는 양상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분당구 매매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0.13% 하락했다. 전주 0.07%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꽤 커진 것이다. 안양 동안구(-0.15%→-0.21%), 군포시(-0.13%→-0.16%), 부천시(-0.07%→-0.12%), 고양(-0.06%→-0.12%)도 비슷한 추세를 나타냈다.
부동산 시장에는 실망 매물이 출회되고 있다. 분당구 서현동 시범우성아파트 전용 59㎡는 10억5000만원에 매물이 나와있다. 지난해 10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보다 1억원 낮은 가격이다. 시범현대아파트 전용 84㎡는 직전 거래가 16억4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5억대에 올라온 매물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주민들의 민심이 들끓자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단 하루도 지체되지 않도록 장관 직을 걸고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장 내달 8일 원 장관과 1기신도시가 위치한 5곳 지자체장이 만나 후속조치를 위한 간담회를 열 계획이다. 현재 실장급으로 운영되고 있는 1기신도시 재정비 태스크포스(TF)도 차관급으로 격상하고, 내달 중 마스터플랜 연구용역 발주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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