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범 잡고 표창 받았던 20대, 아동 성매매 알선으로 재판 받아

경찰 아들인 A씨 등 일당, 4명씩 조 이루며 채팅 어플로 10대 여성 찾아
변호인 “순간의 금전 유혹 못이겼던 것…선처 바란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전경. 연합뉴스

과거 불법 촬영범을 붙잡아 경찰로부터 표창을 받았던 20대가 10대 여성 청소년들의 성매매를 알선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제1형사부(신교식 부장판사)는 25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영업행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21)에 대한 재판을 진행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A씨는 다른 공범들과 함께 지난 2020년 4~7월 경기 용인 등 일대에서 10대 청소년 4명에게 약 15회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했다. 

A씨 등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10대 여성들을 찾아왔으며, 청소년 1명당 일당 4명이 전담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벌여왔다.

검찰은 청소년을 이용해 성매매를 알선하고 금전적 이익을 취한 만큼 죄가 무겁다며 공범들과의 형평을 고려해 A씨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씨측 변호인은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는 한편 “A씨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등 건강한 청소년 시기를 보냈다”면서 “고교 재학시절에는 몰카 용의자를 검거, 경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경찰관을 꿈꾸며 대학의 관련 학과에 진학하기도 했던 A씨는 고교생 시절이던 2017년 11월 강원 원주의 한 공연 시설에서 불법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친구들과 함께 그 피의자를 추격해 붙잡아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었다.

A씨의 변호인은 “A씨는 여유롭지 못했던 경제상황에 지인을 통해 알게 된 이들로부터 순간의 금전적인 유혹에 넘어간 것이고, 이를 반성하는 의미로 자수한 것”이라면서 “경찰인 A씨의 부친은 자식의 범행을 알고 ‘부모의 사랑 부족으로 벌어진 일인 만큼 부모를 탓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도 작성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아버지에게 너무 죄송하고 피해자들에게도 미안하다”며 “금전적 유혹에 빠져 범행을 하게 됐다. 선처해 주신다면 평범한 대학생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한편 A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20대 9명은 1심에서 징역 3∼10년을 선고받았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