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로·맨홀 등 안전조치 강화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북상하면서 제주와 남부지방 등 태풍 영향권에 있는 지역에서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태풍은 2003년 9월 부산 등 남부지역을 강타한 태풍 ‘매미’를 떠올리게 하고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가장 먼저 태풍 영향권에 들게 되는 제주도는 2일 오영훈 도지사 주재 상황판단회의를 열어 부서별 사전 대비 상황을 점검하고, 재해 취약지 현장 점검에 나섰다. 도는 배수구와 맨홀 등 호우 피해 예상 시설물을 중심으로 점검과 정비를 하고 저지대·농경지 침수, 축대 붕괴와 비닐하우스, 농축산시설, 양식시설 등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예찰 활동과 안전조치를 강화했다.
서울시는 지난달 수해를 입은 강남·동작·서초·영등포·관악·구로구 등 1만7000여 침수피해가구에 침수방지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등 힌남노 대비에 분주하다. 수해 피해 주민들은 “지난달 폭우 피해를 간신히 복구했는데 또 태풍으로 물에 잠길까 불안하다”며 “이러다가는 추석마저 제대로 못 지낼 것 같다”고 걱정했다.
관광객들의 예약 줄취소 사태도 발생하고 있다. 제주에서 가장 큰 규모인 복합리조트 제주신화월드에서는 지난달 30일 기준 평균 70% 후반대의 객실 예약률이 전날 30%로 떨어졌다. 신화월드 관계자는 “1000실가량 예약이 취소된 것”이라며 “창립 이래 역대급 취소 사태”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이날 태풍 대비 상황판단회의를 열고 취약지 선제적 점검에 나섰다. 추석을 앞두고 수확기에 접어든 농작물 피해 최소화를 위한 배수로 정비, 지주시설 보강, 수산물 양식장과 가두리시설 안전조치 강화 등에 집중하기로 했다.
부산시와 울산시도 이날 오전 시장 주재로 대책회의를 열어 분야별로 태풍 대비태세를 점검하기로 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태풍 소식에 각종 축제와 행사도 속속 연기되고 있다. 3일 열릴 예정이던 ‘2022 제주레저힐링축제’ 개막 행사와 서귀포 건축문화 기행 프로그램은 17일로 연기됐다. 경북 경주엑스포대공원도 이날부터 ‘2022 동아시아 문화도시 경주’ 개최를 축하하는 등불 축제를 열기로 했다가 개장을 7일로 잠정 연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