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직후에 다시 시위 재개 예정
제11호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5일 예정된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연기했다.
전장연은 이날 장애인 권리예산 확보를 위한 제 36차 출근길 지하철 타기 시위를 예고했으나 태풍 등의 이유로 취소했다. 이들은 오전 7시30분쯤부터 4호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시작했지만 전장연 관계자들 발언만 이어갔고, 지하철 승하차 시위는 진행하지 않았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4호선 삼각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 앞에서 국민과 함께하기로 했다”며 “오늘 제36차 출근길 지하철 집회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추석 연휴 직후 출근길인) 9월13일 이곳에서 다시 집회를 열겠다”고 덧붙였다.
당초 이들은 이날 오전 삼각지역 1-1 승강장에서 2·5·9호선 환승 후 국회의사당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이로 인해 2·4·5·9호선 등 4개 노선이 영향을 받아 출근길에 큰 혼란이 예상됐었다.
전장연은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도 예산안에서 장애인 권리예산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정부와 기획재정부가 탈시설 등 장애인 자립을 위한 예산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권달주 상임공동대표는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회로 넘어갔는데 장애인 정책 권리 예산이 너무 터무니없다”며 “우리가 지역사회에서 살 수 있는 예산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장연은 앞서 7월24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회관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을 만나 8월 중 기재부 실무부서와 함께 내년도 장애인 예산 편성을 의논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추 부총리는 이미 충분히 논의됐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후 전장연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에게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는 서한문을 전달하는 등 대통령실을 중심으로 계속 집회 활동을 이어왔다.
한편 이날 태풍 힌남노 영향으로 수도권 일대에 폭우가 예보됐다. 시속 22㎞로 북상하는 힌남노는 오전 9시 서귀포 남남서쪽에 이른 뒤 북위 30도선을 통과하면서 우리나라 쪽으로 방향을 틀고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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