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빗물터널 조성 전까지
맨홀 추락방지시설 9월 완료
‘건물 내 차수판’ 의무화 재정비
재건축 71곳, 공공성 더해 속도”
“수해복구부터 태풍 대비까지… 취임 두 달이 됐는데 느낌으로는 한 1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서울 서초구는 지난달 8일 시간당 110㎜에 달하는 폭우로 침수피해 직격탄을 맞은 자치구 중 하나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지난 한 달간 40여 곳의 침수현장을 다니며 수해대비를 점검하고 있다. 그는 지난 16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 폭우가 강남권에 집중되다 보니 피해가 컸다”며 “인명피해가 있어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 들었고 이를 반면교사 삼아 임시방편이 아닌 항구적인 대책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설명했다.
상습적인 침수가 발생하고 있는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은 강남대로를 사이에 두고 서쪽은 서초구, 동쪽은 강남구가 관할하고 있다. 정부와 서울시가 이곳에 대심도 빗물터널 설치를 결정한 상황에서 전 구청장은 터널 설치가 완료하는 2027년까지 구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철저한 대비를 지시했다.
서초구는 먼저 강남역 일대 저지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 108곳에 맨홀 추락방지시설 설치를 완료했다. 166곳은 이달 말까지 설치를 마무리한다. 전 구청장은 “안전관리뿐 아니라 행정적인 측면에서 구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안심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는 1만2794곳의 맨홀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맨홀지도도 만들어 위험상황에 대비할 수 있도록 했다.
방배·양재동 일대 역시 서초구 상습침수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내방역 3·4번 출구는 강남역만큼 침수가 잦은 곳이다. 구는 이곳에 대한 침수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 5200만원을 들여 자체 용역조사에 들어갔다. 용역 결과에 따라 신속히 할 수 있는 사업은 바로 시행하고 대규모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은 다음 달 중 시에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전 구청장은 건축물 내 차수판 설치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서초구와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지하주차장 침수 사고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서초구는 2011년 7월 우면산 사태 이후 건축물 내 차수판 설치 의무화 지침을 만들어 침수우려지역 신축 건축물의 차수판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그 이전 건축물의 경우에는 권고수준에 그쳐 대비가 안 된 부분이 있었다”며 “이 부분을 점검하고 수해대응 행동지침 매뉴얼도 다시 점검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집중호우 이후 구청에 213건의 차수판 신청이 접수되는 등 침수대비에 대한 주민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 행정안전부 등에서 30년간 공무원으로 재직한 전 구청장은 자신을 ‘민심행정가’라고 소개한다. 생활 현장을 일터로 민심을 읽고 이에 화답하는 구청장이 되고 싶다는 의미다. 매주 수요일마다 전 구청장은 지역 현장을 찾아가는 ‘서초 전성수다’, 구청에서 구민들과 만나는 ‘구청장 쫌 만납시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책상에서 보고만 받는 것과 현장에서 직접 보고 듣는 것은 아주 다르다”며 “현장에서 문제를 푸는 열쇠를 얻을 수도 있고 주민 입장, 눈높이에서 사안을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신속한 재건축 사업은 지난 선거에서 구민 요구가 가장 많았던 사안이다. 전 구청장은 “서초구에서 재건축이 진행 중인 지역은 71곳으로 전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서울시로부터 신속히 정비사업 승인을 얻어내 속도를 높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그러면서 “재건축은 점이 아니라 선이라는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며 “고급화된 한 단지가 아니라 단지와 단지 사이 공공성을 가미해 안팎을 선으로 이어 동네 전체가 좋아지도록 하는 목적을 갖고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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