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與 “사필귀정” 野 “문책하라” 충돌 격화… 내주 국감 차질 우려

입력 : 2022-10-01 09:00:00 수정 : 2022-09-30 22:36:1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尹, 외교장관 해임안 거부 파장

민주, 朴장관 해임 요구 대대적 여론전
“여권의 탈출구는 자진 사퇴뿐” 강조도

국힘선 김진표 사퇴결의안으로 ‘맞불’
대통령실, 野공세 ‘일축’ 국면전환 나서

운영위 전체회의 정족수 미달로 불발
민생 외면 여야 강대강 대치 이어질 듯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국회 통과와 윤석열 대통령의 수용 거부 등을 둘러싼 여야의 ‘강대강’ 대치가 30일 절정으로 치달았다. 국민의힘은 김진표 국회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발의로 역공을 폈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박 장관 해임 거부를 겨냥해 “참담하다”는 등 작심 비판하며 여론전을 본격화했다. 당장 다음 주로 다가온 윤석열정부 첫 국정감사와 향후 예산안 심사 등 정기국회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냔 우려가 나온다. 여야가 정쟁의 늪에서 벗어나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는 비판도 거세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30일 외교부 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는 이날 오전부터 전날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일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장이 본회의에서 편파적인 의사진행으로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 의결을 방조했다며 의원 전원 명의로 김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당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169석 다수의 갑질 횡포와 김 의장의 중립성 상실로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이 통과됐지만, 헌법상 국회의 해임 건의권 사문화와 대통령과 정부에 타격을 가하려는 민주당의 정략만 남았다”고 규탄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제26회 노인의날 기념식에 참석한 뒤 취재진과 만나 “어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방한 기간 중 (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낸다는 건 난센스”라며 “전례 없는 야당의 국익 자해행위”라고 질타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의장은 민주당 ‘폭주기관차’를 멈추기는커녕 편파적 의사진행으로 의회 폭거를 방조했다”며 김 의장 사퇴 촉구 결의안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박 장관 해임 건의안 통과의 후속 조치로 대대적인 여론전을 폈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감을 가중시키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국회 경고를 무시하고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묵살하면 외교 참사에 대한 국민 분노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장관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KBS라디오에 나와 “(여권이) 이제 찾을 수 있는 탈출구라면 박 장관이 자진 사퇴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나아가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김은혜 홍보수석 등 이번 논란에 책임이 있는 대통령실 참모진 경질까지 요구했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박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전날 해임 건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로 ‘입장이 없다’는 반응으로 일관했으나, 하루도 채 지나지 않아 ‘정면 돌파’ 방침을 천명하고 나섰다.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 박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 “사필귀정”이라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민생을 도외시한 정쟁을 멈추고, 정기국회를 협치의 장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이 원내대변인은 “전대미문의 외교 참사에 어떤 책임도 질 수 없다는 대통령의 입장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은 외교 대참사의 진상 규명과 대통령 사과, 책임자 문책이 이뤄질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었던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가 불발된 점도 향후 정기국회 일정의 험로를 예고하는 한 사례로 꼽힌다. 운영위원장인 국민의힘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요구로 전체회의를 소집했지만, 여야 간사만 참석해 개의 정족수 미달로 회의가 열리지 않았다. 민주당이 대통령실 관계자 등을 출석시키는 현안보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민의힘이 이를 거부해 여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한다.

주호영 국회 운영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의사 정족수 부족 이유로 회의가 열리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관옥 계명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여야의 강대강 대치 상황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기국회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국정감사인데, 그게 내실 있게 잘 진행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게 별로 좋지 않아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국정에 책임이 큰 정부·여당이 빨리 사과하고 민생 문제에 드라이브를 거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김병관·박지원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은 '매력적인 미소'
  • 한지은 '매력적인 미소'
  • 공효진 '공블리 미소'
  • 이하늬 '아름다운 미소'
  • 송혜교 '부드러운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