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란 표현은 현재 국내 경제 묘사하는 데 부적절”
달러 강세 현상에 국내 외환보유액에 한달새 200억달러 가까이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11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다.
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국내 9월말 기준 외환 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전월말인 4364억3000만달러보다 196억6000만달러 감소했다고 밝혔다.
오금화 한은 국제국장은 외환보유액 감소 배경에 대해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달러화 평가 절상에 따른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원/달러 상승 폭 등을 고려할 때 환율 방어가 성공적이었나’라는 질문에 오 국장은 “우리가 특정 환율을 타깃(목표)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국내 외환시장에 수급 불균형이 있는 경우, 시장 기대가 한쪽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개입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외환 시장이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오 국장은 “저희(한국은행) 생각으로 현재 외환보유액은 충분하다”며 “세계 외환보유액 순위에서 우리나라가 9위에서 8위로 올랐고, 외환당국의 외환보유액 뿐 아니라 2014년부터 순대외금융자산 보유국으로서 국내총생산(GDP)의 37%에 이르는 대외자산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낮은 단기외채 비율도 고려해야 하고, 지난달 말 신용평가기관 피치도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같은 신용등급 국가들과 비교해 건실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오 국장은 “외환위기 당시(2008년 3월∼11월) 외환보유액이 월평균 70억∼80억달러씩 감소했는데, 최근(2021년 10월∼2022년 9월) 감소 폭은 월평균 47억7000만달러로 외환위기 당시보다 작다”며 “외환위기라는 표현은 현재 우리나라 경제를 묘사하는데 그다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한은 관계자는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며 “외환보유액이 2008년보다 2배 정도 늘었기 때문에 감소율로 따져보면 2008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8월 말 기준(4364억달러)으로 세계 8위 수준이다.
중국이 3조549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1조2921억달러)과 스위스(9491억달러), 러시아(5657억달러), 인도(5604억달러), 대만(5455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4566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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