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1억원 채무 사실을 알 게 두려워 주식 공동 투자자였던 50대 의사를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하는 등 엽기행각을 벌인 40대 여성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가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높은 형량을 선고해 눈길을 끌었다.
부산지법 형사5부(부장 박무영)는 지난 14일 살인과 시신은닉 등 혐의로 기소된 40대 여성 A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28년을 구형했던 바다.
A씨는 지난 4월6일 부산 금정구의 한 주차장에서 의사 B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경남 양산의 밭에 묻었다.
두 사람은 인터넷 주식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사이로, B씨가 A씨에게 돈을 빌려주며 주식 공동 투자에 나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B씨가 1억원 상환을 독촉하자 관계가 틀어졌다.
B씨가 주식 투자 및 채무 사실을 A씨의 남편에게 알리겠다고 말하자 A씨는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 먹었다.
수사 과정에선 철저한 계획범죄 정황도 드러났다.
A씨는 먼저 지인의 차량을 빌려 A4용지로 만든 허위번호판을 붙인 뒤 시신을 옮겼고, 범행에 앞서 가발을 써 경찰 수사에 대비했다.
범행 다음날 그는 새벽 주거지에서 B씨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B씨와의 주식 거래에서 의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A씨는 통화가 끝난 뒤 B씨 아내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허위 주식계약서를 만든 뒤 B씨 시신을 묻었던 경작지로 갔다.
이후 흙을 파내 B씨의 시신을 꺼낸 뒤 엄지에 인주를 묻혀 위조계약서에 지장을 찍는 엽기 행각도 벌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사전에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시신 유기 장소를 미리 섭외하면서 시신을 옮길 자동차 번호판을 다른 번호로 변경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면서 “시신의 지문을 이용해 사문서 위조 범행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살인죄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회복될 수 없는 생명을 빼앗는 중대 범죄로 엄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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