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탄가스 560개에 불 지르고 오피스텔서 흉기 든 채 서성인 30대…‘안인득 사건’ 연상

경찰조사에서 “홧김에 건물 폭파하려했다” 횡설수설

19일 JTBC 방송화면 갈무리.

30대 남성이 한 오피스텔 건물에 부탄가스 560개를 쌓아둔 채 불을 질러 하마터면 대형 화재로 이어질뻔했던 아찔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남성은 흉기를 든 채 서성였던 사실이 알려지며 5명이 숨지고 17명이 부상을 당했던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살인 사건’, 이른바 ‘안인득 사건’이 연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A(31)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5일 오전 7시쯤 의정부시 자신이 거주하는 오피스텔 방 안에서 차량연료 첨가제를 뿌린 뒤 부탄가스 560개 상자에 불을 지른 혐의를 받는다.

천만다행으로 스프링클러가 즉시 작동해 불이 번지지 않았으나 15 짜리 오피스텔 건물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 했다.

사건 발생 3시간 후 매캐한 냄새를 맡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수사에 나서면서 A씨의 범행이 발각됐고 다음날인 지난 16일 A씨 부모의 자택 앞에서 검거됐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홧김에 건물을 폭파하려고 했다”, “부탄가스를 ‘무료 나눔’하려고 했다”, ”기억이 안 난다”는 등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였다.

A씨 가족에 따르면 그는 과거 분노조절 장애로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JTBC 방송화면 갈무리.

한편 건물 폐쇄회로(CC)TV에는 A씨가 흉기를 손에 든 채 오피스텔 복도를 서성이는 모습도 포착됐다. 그가 흉기를 겉옷에 숨기는 모습도 잡혔다.

A씨를 방화 혐의로 구속한 경찰은 대피하는 사람들을 해칠 목적이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안인득도 아파트에 불을 내고 대피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렀고, 그 역시 정신과 치료를 받은 바 있다.

양다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