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간음죄, 특수 강도죄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 받은 전력”
처제와 잘 되고 싶은 마음에 아내를 살해한 40대 남성이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전주지법 제12형사부(부장판사 이종문)는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 등으로 기소된 남성 A(43)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15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했다.
앞서 A씨는 지난 5월 18일 전북 완주군 삼례읍 거주지에서 사실혼 관계에 있던 40대 B씨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2019년 A씨와 B씨는 실내골프장에서 알게된 후 교제를 시작, 동거를 하게 됐다. 이듬해 A씨는 보살을 믿는 B씨에게 ‘용한 보살’을 소개한 후 B씨를 조종하기 시작했다.
B씨는 보살이 자신과 주변 사람을 꿰뚫어보자 능력이 뛰어나다고 믿고 자주 연락하고 믿었다. 하지만 실제로 용한 보살은 A씨였다.
보살인척 하는 A씨는 B씨에게 “A씨가 상당한 재산을 가지고 있다”거나 “어머니가 병환이 심각해 곧 사망할지도 모르는데 그렇게 되면 A씨가 거액의 유산을 상속받을 거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B씨는 A씨에게 2년여간 가스라이팅 당하며 살았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B씨의 모친이 세상을 떠나면서 평소 연락이 뜸했던 가족들과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이 장소에서 A씨는 B씨의 둘째 여동생 C씨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했고 C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고 모친의 사망으로 심신이 지친 상태라는 것을 알게되자 또 다시 보살로 위장해 C씨에게 접근했다.
A씨는 보살인 척 하면서 C씨에게 “형부님 얼굴을 많이 보시고 가까이 하십시오”, “기대고 의지하십시오”, “스킨십을 많이 하십시오”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또한 “내년 2월28일까지 그 누구와도 성관계를 맺으시면 안 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A씨는 B씨만 사라지면 C씨와 가까워질 수 있다는 생각에 살인을 결심하고 실행에 옮겼다.
사건 발생 이틀전인 5월 16일 A씨는 B씨에게 “오늘 휴대전화를 바꾸고 큰 가방 두 개를 사라. 그 가방에 엄청난 금액이 들어갈 것이다”라며 “집이 구해지면 당신은 깊은 잠에 빠져 부처님과 어머님을 보시게 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B씨는 A씨와 함께 집을 구하고 캐리어를 구매했다. 다음 날 A씨는 B씨가 도주한 척 꾸미기 위해 졸피신정이 포함된 약을 처방받고 B씨 소유의 차를 팔았다. 졸피신정은 불면증 단기 치료제이다.
사건 당일인 5월 18일 A씨는 새로 구한 집에서 B씨에게 수면제를 탄 음료를 마시게 했고 B씨가 잠에 들려고 하자 A씨는 B씨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B씨는 수면제 탓에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A씨는 B씨 사체를 이불에 감싼 뒤 캐리어 가방에 넣었다. 이후 A씨는 B씨인 척 C씨와 가족들에 “내가 배신했다” 등의 메시지를 보냈다. C씨와는 남녀관계로 발전하기 위해 A씨는 보살인 척 “네가 형부와 더 잘 맞아”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 과정에서 C씨는 언니에 대한 배신감과, 걱정, 죄책감에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상한 낌새를 느낀 B씨 가족은 사흘 뒤 경찰에 B씨 실종 신고를 했고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엽기적인 행각이 드러났다.
기소된 A씨는 “B씨가 내 돈을 갖고 도망갔다”며 범행을 부인하다가 증거가 드러나자 재판에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 수법은 충분히 잔혹한 데다 범행 이후 태도는 기만적이고 악랄하기까지 하다. 피고인은 미성년자간음죄 등으로 징역 8월, 특수강도죄 등으로 징역 2년 6월을 선고받은 것을 포함해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피고인에 대한 심리 분석 결과 반사회적 성향이 관찰되고 폭력 범죄의 재범 위험성도 높다고 판단된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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