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농수산물 도매시장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 경찰이 '전기적 요인'에 중점을 두고 수사를 펼치고 있는 가운데 방화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찰력을 집중하고 있다.
28일 경찰 등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 등 합동감식반은 지난 26일 불이 난 도매시장 농산 A-1동 등에서 전기 합선·누전·과열 등의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 일대 전기회로 단락과 멀티탭 등을 확인했다.
합동감식반은 최초 발화 지점과 불길이 퍼져나간 방향 등에 대한 감식도 진행했다. 연소 현상을 정밀 분석하기 위해 일부 잔해물을 수거해 국과수로 옮겼다.
감식 결과가 나오기까지 3∼4주 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매시장 내·외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상인들로부터 대면 진술을 받는 등 화재 발생 초기 상황을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합동감식반은 이런 내용을 종합해 최초 발화 지점과 직접 화재 원인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완전 진화까지 3시간 반이 걸리면서 전기 시설 등이 대부분 녹아내려 정확한 원인 규명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은 화재 초기부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았다거나, 바닥 공사를 위해 사용된 인화 물질이 기폭제 역할을 했다는 상인들의 지적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농수산물 도매시장 측이 외부업체를 통해 실시한 소방시설 자체 점검의 적정성 및 결과 반영 여부 등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전기적 요인 이외에도 실화와 방화 등 범죄 가능성도 여전히 열어두고 있다.
다만 이번 화재로 인해 입건된 인물은 아직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대구 강북경찰서 관계자는 "수사 중인데다 감식 결과도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화재 원인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대구시 등 관련 기관은 이날 불이 난 A-1동에 대한 정밀 안전진단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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