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의 훈련 기간이 하루 연장된 것에 강력히 반발하며 “자주권과 안전 이익을 침해하려는 적대 세력들의 그 어떤 기도에 대해서도 절대로 묵과하지 않을 것이며 끝까지 초강력 대응으로 대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북한 외무성 대변인 성명에는 이 같은 메시지가 담겼다. 북 외무성은 “이미 우리는 미국이 자기의 안보 이익을 해치는 엄중한 사태 발생을 바라지 않는다면 도발적인 비질런트 스톰 연합공중훈련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경고하였다”며 “미국은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나 미국은 그 무슨 도발을 억제하고 대비한다는 구실 밑에 침략적인 연합공중훈련을 강행하는 것으로 대답하였으며 우리의 정당방위 대응 조치를 걸고 4일까지 예정되었던 훈련 기간을 연장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회의까지 소집하는 도발적 망동을 거듭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 외무성은 또 “미국의 무책임하고 무모한 행위를 주권국가의 안전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바라는 국제사회의 염원에 대한 파렴치한 도전으로 낙인하며 이를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역설했다. 외무성은 “미국이 추종세력과 야합하여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을 개시한 이후에 진행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군사훈련은 적대적 도발 행위에 대한 응당한 반응이며 행동적 경고”라는 말로 최근 잇단 미사일 도발의 정당성을 설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북 외무성은 한반도 긴장 고조에 대해 “명백히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에 대한 ‘압도적 대응’을 운운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합동공중타격훈련을 벌려놓은 것으로 하여 초래된 것”이라고 책임을 한미 측에 돌렸다. 북 외무성은 “지속적인 도발에는 지속적인 대응이 뒤따르기 마련”이라며 “앞으로 정세가 어떻게 번져지든, 그 어떤 상상 못할 사태가 발생하든 국가의 존엄과 자주권, 인민의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의 길에서 우리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강변했다.
북한은 비질런트 스톰을 앞둔 지난달 28일부터 분단 이후 처음으로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연일 무력 도발을 자행하고 있다. 비질런트 스톰은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A와 F-35B는 물론 EA-18 그라울러 전자전기, U-2 고공정찰기 등 북한이 두려워하는 다양한 공중전력 240여대가 동원된 대규모 연합훈련이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전날 밤 비질런트 스톰 기간 연장에 반발하는 담화를 발표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5일 오전 4시(한국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공개회의를 열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도발 문제를 논의한다. 북한 외무성의 이날 담화 발표는 안보리 회의 개최를 앞두고 자신들의 무력 시위가 정당한 자위권 차원에서 이뤄졌음을 주장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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