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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의 날’ 사기 진작 물결…용산소방서장 응원에 지방선 음료 제공도

입력 : 2022-11-09 12:22:48 수정 : 2022-11-09 16: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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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로 60번째 ‘소방의 날’ 맞아
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에 쏟아진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응원
대전에서는 소방관에 음료 제공한다는 자영업자도
소방노조, 성명에서 “꼬리자르기식 경찰 수사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방향” 비판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이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핼러윈 인파 압사 사고 현장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로 60번째 ‘소방의 날’을 맞이한 9일, 소방관들을 향한 응원이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이태원 참사’로 경찰 수사 선상에 오른 최성범 서울 용산소방서장을 향한 옹호 여론, 일선 소방관들의 사기가 적잖게 떨어졌다는 우려 등과 무관치 않다.

 

우선 이날 정오 기준 소방재난본부 홈페이지에는 등록일이 9일인 최 소방서장 응원글 340여개가 올라와 있다.

 

한 누리꾼은 “(소방서장은) 잘못이 없다”며 “내 일을 해도 욕이 되느니 사회라면 이 나라가 잘못”이라고 말했다. 다른 누리꾼은 “왜 그분의 잘못으로 치부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서장님을 지키고 싶은 국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달라”고 부탁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선두에서 모든 짐을 지고 계신 소방서장님을 응원한다”며 “존경한다”고 적었다.

 

이처럼 대부분 글은 ‘구조현장에서 힘쓴 분은 지켜줘야 한다’, ‘부족한 부분은 있을지언정 누가 책임을 묻겠는가’ 등 최 소방서장을 옹호하는 맥락으로 읽힌다.

대전 유성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신미정(43)씨가 지난해 지역 아파트 단지에 설치했던 ‘소방의날’ 맞이 음료 제공 현수막. 신미정씨 제공

 

소방관 응원 물결은 지방에서도 적잖게 일고 있다.

 

대전 유성구에서 자영업을 하는 신미정(43)씨는 이날 하루 동안 업장에 방문하는 소방관들에게 테이크아웃 음료를 무료로 주기로 했다. 2020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3번째인 행사는 현장을 누비는 소방관들을 향한 응원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남편도 소방관’이라고 밝힌 신씨는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 많다”며 “(남편의) 다른 동료분들도 가라앉은 분위기고, 작은 응원이 되고자 (음료 증정) 행사를 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규모 압수수색을 벌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최 소방서장이 참사 당일 소방 자원을 구조 작업에 제때 투입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고 본다는 내용의 9일자 한 매체의 기사도 각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 널리 공유됐다.

 

참사 당일 오후 10시43분쯤 관할 소방서 모든 인력이 출동하는 1단계를 발령한 뒤, 2단계 조치까지의 30분 공백을 최 소방서장의 부적절한 초동 대응으로 판단했다는 게 기사 내용이다. 최 서장은 해당 매체와 통화에서 초기 대응이 부실했다는 취지로 적힌 영장을 읽고 황당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해당 보도는 최 소방서장의 죄목이 성립하려면 소방서장의 구조 부실로 피해자가 죽음에 이르렀다는 인과관계를 증명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공공의 질서를 책임지는 사람을 그만 때렸으면 좋겠다”, “정말 책임져야 할 사람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소방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한민국과 소방관은 과연 안전한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소방지부는 8일 성명에서 “현장에서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했던 소방관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으며 안타까운 참사의 후유증을 견디고 버틴다”며, “최근 언론 보도에 의하면 행안부, 경찰의 책임 지휘부는 빠진 채 실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수사 결과는 이 사태를 제대로 인식하는지 분노스럽기만 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 용산소방서장은 사고 당일 자원해 이태원 119센터에서 대기했고, 사고 접수 후에는 가장 먼저 현장으로 달려가 지휘했다”며 “특수본은 참고인 조사도 없이 용산소방서장을 입건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정부의 책임자와 지휘 라인에 있던 고위직에 면죄부를 주는 실무자급 꼬리자르기식 경찰 수사는 국민의 바람을 저버리는 무책임한 방향”이라며 “정작 책임을 져야 할 지휘라인은 과연 누구였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계속해서 “용산소방서장이 사고 현장에서 부들부들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부여잡고 브리핑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며 “국민들과 언론조차도 현장에서 자리를 지킨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게 진정한 책임자 처벌인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노조는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될 수 있게 지켜보겠다며, 소방공무원을 희생양으로 삼는 꼬리자르기식 수사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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