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작품 모두 전시하는 초정전에서 ‘불허’ 통보
‘궁민대’ 개집 위에 ‘거니’ 개 올라간 모습 담겨
최근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풍자한 일명 ‘윤석열차’ 만화가 전시돼 논란이 된 가운데, 다른 축제에서 대통령 부부를 풍자한 만화만 전시에서 제외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6일 경기 부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1~25일 열린 제24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에서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가 주관하는 부대 전시회가 마련됐다. 이 전시회에는 학회 회원들의 작품이 모두 전시됐으나 이 중 윤 대통령 부부를 풍자하는 내용의 만화만 출품 후 전시에서 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만화는 만화가 오창식씨의 작품으로, 윤 대통령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견찰 YUJI(유지)’라고 말하며 강아지를 쓰다듬는 장면을 묘사했다. ‘거니’라는 옷을 입은 다른 강아지가 올라타 있는 개집에는 ‘궁민대’와 ‘논문 YUJI’라는 내용이 적혔다.
김건희 여사가 2008년 국민대 대학원 재학 당시 논문에서 한글 제목의 ‘회원 유지’를 ‘member Yuji’라는 영문으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던 점을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
주최 측은 ‘전시 불허 사유’로 ‘윤석열차’ 논란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회 관계자는 “최근 민감한 이슈들이 있었던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고, 전시 장소도 협소했다”고 KBS에 전했다.
앞서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는 윤 대통령을 풍자한 만화이자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카툰 부문 금상 수상작인 ‘윤석열차’가 전시돼 논란이 일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당시 부천시 소속 재단법인인 만화영상진흥원이 학생을 대상으로 연 공모전에서 정치적 주제를 노골적으로 다룬 작품을 선정해 전시한 것이 행사 취지에 어긋난다고 경고했다. 이에 표현의 자유가 지켜져야 할 예술 부문에 정부가 과도하게 반응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한편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고 보조금 1억2000만원을 지원하는 행사이다. 한국만화애니메이션학회장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부대 전시회는 그 학회 회원들 작품을 모두 전시하는 초청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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