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UAE 5박6일 문체위 출장
일각 “화물연대 파업 시기에…”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25일 카타르 월드컵 해외 출장 중인 사실을 공개했다. 지난 21일부터 26일까지 5박 6일 간의 카타르·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이다. 경기장에서 자신이 차고 있는 ‘무지개 시곗줄’ 관련 일화도 전했다. 다만, 일각에선 화물연대 총파업 등 노동계에서 민감한 시기에 월드컵 출장을 간 것을 두고 ‘설왕설래’가 잇따른다.
류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이다. 위원회 특성상 출장에는 관광지가 포함된다”며 “이번 해외 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외유성 출장이라고 생각했다면 오히려 숨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출장지와 달리, 카타르 월드컵에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동행했다. 우리 손흥민 선수의 사진이 가장 좋은 자리, 가장 좋은 건물에 광고 중인데, 기사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해, 어제의 게시글을 업로드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과 우루과이의 H조 1차전 경기도 관전했다. 국회의원인 만큼 VVIP 대우를 받은 사실을 전했다. 다만, 그가 차고 있던 ‘무지개 시곗줄’을 벗어달라는 요청에 다시 원래 자리로 돌아왔다고 했다. 류 의원은 “정의당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성소수자 지지를 표현한 ‘무지개색’이 섞인 시곗줄이 손목에 달려있다. 임기 내내 일상적으로 착용했으니 이번 출장에도 ‘당연히’ 함께했다”며 “경기 관람 중 VVIP 좌석으로 초대받았는데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있으니 시계를 벗어달라는 주문이 들어왔다. 원래 이곳 복장 규정이 까다롭다고는 하지만, 보안 게이트까지 통과한 마당에 시곗줄을 벗어달라니, 환영받지 못하는 좌석에 앉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 그냥 원래 제자리로 돌아왔다”고 밝혔다. 이어 “자리로 돌아갈지언정, 무지개색 시곗줄은 앞으로도 빼지 않을 생각”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 댓글창에는 화물연대 파업과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이 한창인데 카타르 월드컵에 가는 것이 맞는지 따져 묻는 글들이 이어졌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해 2월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 카타르에서 사망한 이주노동자가 최소 6751명에 이른다고 집계했다. 이는 카타르가 월드컵을 유치한 2010년부터 대략 10년 동안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스리랑카 등 남아시아 5개국에서 카타르로 간 이주노동자 가운데 어떠한 이유로든 사망한 노동자를 각국의 대사관 자료를 근거로 분석한 수치다. 피로 얼룩진 카타르 월드컵인데 문화체육관광위원 자격으로 류 의원이 현장에서 즐기고 있는 것에 대해 당 일각에선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류 의원은 “중동 국가는 석유 이후의 시대를 이미 ‘문화·관광’으로 준비하고 있었다. 우리 문화체육관광위원들은 이곳에서 수많은 인사와 만나고, 수많은 공간을 방문하며 문화·관광 분야의 견문을 넓혔다”며 “이곳의 기관장들이 한국 콘텐츠의 성공 요인에 관해 관심이 높은 덕분에 더 폭넓은 경험을 제공받을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관광객과 인재가 더 많아지려면, 인구절벽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리도 다양한 인종과 세계 시민들을 맞을 준비를 해야 할 텐데 아직 부족한 것 같아 걱정”이라며 “우리 정의당이 특히 이주민 문제에 관한 더 깊은 연구와 정책 개발에 집중해야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