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 대비 물가 상당폭 하락 전망
이창용 총재 “물가 둔화는 일시적
2023년 1∼2월엔 다시 5%대 지속”
올해 들어 가파르게 치솟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이달에는 비교적 낮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는 1년 전 물가 상승률이 높았던 기저효과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내년 초까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물가가 이어질 전망이다.
28일 관련 부처 등에 따르면 통계청은 다음달 2일 소비자물가 동향을 발표한다. 10월 소비자물가(전년 동월 대비 증감률)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6.0%에서 7월 6.3%까지 오르며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8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후 8월 5.7%, 9월 5.6%로 상승세가 다소 주춤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오르며 5%대 중후반의 고물가가 계속됐다.
다만 이번에 발표될 11월 전년 동월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저효과로 인해 10월(5.7%)보다 상당 폭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1월 물가가 4%대로 낮아지면, 지난 4월(4.8%) 이후 7개월 만의 ‘4%대 물가’다. 이는 지난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농축수산물, 석유류 가격 상승 등 영향으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당시 기준으로 2011년 12월(4.2%) 이후 9년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4일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소비자물가에 있어) 11월은 굉장히 예외적인 달이 될 것”이라면서 “보통 11월은 채소 가격이 10% 정도 떨어지는 것이 보통인데 지난해에는 7∼8% 올랐고 유가도 굉장히 많이 올랐다”고 했다. 이어 “11월 물가 지표는 10월보다 상당 폭 낮아질 가능성이 있고, 12월에도 그 여파가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농축수산물 가격은 이른 한파와 병해 등 영향으로 1년 전보다 7.6%, 석유류 가격은 국제유가 급등으로 35.5% 뛰었다. 각각의 물가 상승 기여도는 0.64%포인트, 1.32%포인트였다.
다만 발표를 앞둔 11월에 이어 12월까지 물가 상승률이 둔화한다고 해도 이는 일시적 현상이기 때문에 물가 하락세가 본격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떨어지더라도 ‘물가가 안정됐다’는 해석을 하는 데는 상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내년 초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1∼2월에는 다시 5%대 상승률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여전히 물가에 무게를 둔 통화정책이 유효하다는 의미다. 또 이 총재는 “물가(상승률)가 한은 목표 수준(2%대)으로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가 확실해진 이후 금리 인하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지금 금리 인하 논의는 시기상조”라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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