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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노조원 폭행·쇠구슬 투척까지 한 민주노총…정부는 강경대응 기조

, 이슈팀

입력 : 2022-11-29 06:00:00 수정 : 2022-11-28 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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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불법시위 엄단 방침… 업무개시명령 칼 빼들어

민주노총의 파업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화물연대 파업에 이어, 다음달 2일 예정된 전국철도노동조합의 총파업이 이번 파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와 철도노조가 파업을 진행하거나 예고한 가운데 일부 노조원들이 비조합원을 집단 폭행해 입건됐고, 쇠구슬을 던져 비조합원이 다치는 등 사건도 끊이지 않는다. 정부는 불법시위 엄단 방침과 함께 업무개시명령이라는 칼을 빼들었다.

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한송유관공사 서울지사 앞 도로에 파업에 참여하며 멈춰 선 유조차 옆으로 유조차가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강대강’으로 치닫는 화물연대·정부

 

28일 화물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화물연대는 올해로 만료되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안전운임에 대한 전차종 및 품목 확대, 운임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과로·과적·과속 운행이 잦은 화물운송 종사자의 근로 여건을 개선하고 화물차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화물차주 및 운수사업자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를 말한다. 도입 당시 시장 혼란의 우려가 제기돼 수출입 컨테이너와 시멘트 품목에 한해 3년 일몰제(2020~2022년)를 시행하도록 화물자동차 운수사업법이 개정됐고, 올해 12월 종료된다.

 

기존 화물업계는 화물차 기사들이 운송 일을 따기 위해 운송비를 깎는 등 경쟁을 했고, 이후 화물연대의 요구에 따라 안전운임위원회에서 운송원가와 운임을 결정하는 것으로 협의됐다. 안전운임제 전후인 2019년과 2020년을 비교해보면, 화물차주의 월급은 300만원에서 373만원으로 늘었고, 특히 시멘트 차주는 201만원에서 424만원으로 늘었다. 또 컨테이너 차주는 업무시간이 292.1시간에서 276.4시간으로 줄었다. 업무시간은 줄고, 운임비는 올랐다는게 안전운임위의 평가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 관계자들이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국토교통부에서 첫 대면 교섭을 한 뒤 회의장을 나와 입장을 밝힌 뒤 승강기에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산업연합포럼(KIAF)는 안전운임제 시행 후 단거리 컨테이너 운송요금이 최대 42.6% 올랐지만, 2020년 화물차량 교통사고 사망자는 19% 증가했다며, 화물연대의 집단 운송거부는 안전운임제를 빌미로 한 집단이기주의라는 입장이다. KIAF는 기계, 디스플레이, 바이오, 반도체, 백화점, 석유화학, 섬유, 엔지니어링, 자동차, 전자정보통신, 전지, 조선해양플랜트, 중견기업, 철강, 체인스토어협회, 대한석유협회 등 16개 단체 연합체다.

 

하지만 화물연대측은 한달 내내 12시간 이상, 심지어 16시간을 꼬박 일해야 겨우 생활비를 가져갈 수 있다고 항변한다. 화물연대는 정부가 지난 6월 파업 당시, 안전운임제 지속 추진 및 품목 확대에 합의했는데 이를 지키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번 시위는 정부와 여당이 지난 22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 3년 연장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촉발됐다. 특히, 안전운임제를 담은 법률 개정안에서 사업자가 화물노동자에게 주는 ‘안전위탁운임’은 유지됐지만, 화주가 운수사업자에게 주는 ‘안전운송운임’ 조항은 삭제됐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국토교통부가 합의를 지키기는커녕 더 후퇴한 악법을 들이밀었다”고 밝혔다.

 

◆정부 벌금·면허 취소 압박… 화물연대, 비조합원 폭행에 협박공지까지

 

화물연대가 또 다시 파업에 나서고, 폭력 사태가까지 발생하자 정부는 불법 파업 우려를 표명하고, 업무개시 명령이라는 칼을 빼들며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날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국무회의에 업무개시명령 발동이 들어가는 것을 전제로 실무적인 실행을 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총파업 닷새째인 28일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차가 경찰 에스코트를 받으며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당 명령이 발동되면 운송기사는 즉각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30일 간의 면허정지(1차 처분) 또는 면허취소(2차 처분)가 된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발동 시에는 법이 허용하는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업무개시명령 운송복귀 거부자는 물론 업무개시명령 위반을 교사·방조하는 집행부에 대해서도 엄정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물류 차질과 함께 불법 폭력 시위 변질을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파업 3일째던 지난 25일 부산신항에서 운행 중인 화물차에 쇠구슬이 날아들어 차량이 파손되고 운전자가 부상을 입는 테러가 발생했다. 경찰의 폐쇄회로(CC)TV 분석에 의하면 파업 참가자가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를 상대로 테러를 벌인 것으로 판단됐다.

 

또 전남 광양에서는 화물연대 조합원 3명이 비조합원을 폭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도 화물연대 조합원이 화물을 적치하던 비조합원에게 물병을 던져 입건됐다.

화물연대 파업 사흘 차인 지난 26일 부산신항에서 정상 운행 중인 화물차에 파업 참가자가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쇠 구슬이 날아들어 차량이 파손되고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화물차에 날아온 쇠구슬 추정 물체. 연합뉴스

이에 윤 청장은 전날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를 방문해 현장 점검한 뒤 “비조합원 운송방해나 물류기지 출입구 봉쇄 등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체포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다음달 2일 무기한 전면파업을 앞둔 철도노조도 대체 기관사로 투입된 군인 휴게실에 경고문을 붙여 논란이다. 철도노조는 지난 24일 코레일 서울 구로사업소에 마련된 임시 군인 휴게실에 ‘군인들에게 경고한다. 기관사의 휴양공간을 빼앗지 말고 야영을 해라. 방 이용 시 일어날 불상사 책임은 너희에게 있다’는 경고문을 붙였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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