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 차에 깔렸다가 극적 구조된 70대…알고보니 손자 친구도 구조에 동참

구조 함께했던 서귀포중 3학년 6명 중 4명, 피해자 손자와 같은 반 동급생

24일 오후 4시26분쯤 제주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골목길에서 시민들이 무면허 음주운전 차량에 깔린 A씨(70·여)를 구조하고 있다. 제주=뉴스1

제주도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깔렸던 70대 여성을 구조한 시민들 중에는 피해자 손자의 친구들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4일 오후 4시26분쯤 서귀포시 동홍동의 한 골목길을 걷던 여성 A씨(72)는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던 B씨의 마티즈 차량에 들이받혀 쓰러졌다.

당시 A씨는 허리가 승용차 오른쪽 앞바퀴에 깔리는 큰 사고를 당했지만, 다행히 주변에 있던 시민 10여 명이 재빨리 맨손으로 차량을 들어 올리는 등 구조에 나서면서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

당시 현장이 촬영된 영상에는 사고 지점을 지나가던 학생들까지 급히 달려와 힘을 보태는 모습이 담기기도 했다. 구조에 동참했던 한 학생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하교하는 길에 우연히 사고 장면을 목격했고, 할머니께서 깔려 계신 것을 보고 일단 도와드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려갔다”고 밝히기도 했었다.

그런데 이 학생들 중 다수는 A씨 손자의 친구들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뉴스1에 따르면, 당시 구조자 중에는 서귀포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학생 6명이 있었다.

이 학생들 중 4명이 A씨 손자와 같은 반 동급생이었다. 아울러 4명 중에는 A씨 손자와 초등학교를 함께 졸업한 친구도 있었다.

A씨의 며느리는 뉴스1 제주와의 인터뷰에서 “차량을 들어 올려 어머님을 구해주신 시민들 가운데 아들의 친구가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게 됐다”며 “아직 (아들 친구들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꼭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승범 서귀포중학교 교사(인권안전부장)는 “구조에 동참했던 학생들은 언제나 긍정적인 사고로 학교생활을 충실하게 하는 학생들이다”며 “위급한 상황에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용기는 어른들도 내기 어려운데 대견하다”고 칭찬했다.

경찰은 이들 학생을 포함해 A씨의 구조에 나섰던 시민 10여 명 전원에게 감사장을 수여할 방침이다.

한편, A씨를 들이받았던 운전자 B씨는 경찰 조사 결과 자동차운전면허 없이 면허 취소 수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24%의 만취 상태로 차를 운전했던 것으로 드러났었다.

경찰은 B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무면허 운전 혐의로 입건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