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위·소령 때 주한미군 복무 '韓과 인연'
주한미군 가운데 해병대의 사령관을 맡고 있는 브라이언 월포드 준장이 소장으로 진급했다. 월포드 사령관은 대위와 소령 시절에도 한국에 복무해 한반도 등 인도태평양 정세에 밝은 ‘군수통’ 장교다.
7일(현지시간) 미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해병대 장성 인사에서 월포드 사령관이 소장 진급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인사는 승진에 관한 것이며 지난 6월 주한미군 해병대사령부에 부임해 약 6개월 근무한 월포드 사령관의 전보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월포드 사령관은 원래 사병으로 해병대에 입대했다가 능력을 인정받고 소정의 교육을 거쳐 1991년 8월 소위로 임관했다. 30년 넘게 복무하며 주로 보급, 수송 등 병참 분야에서 잔뼈가 굵어 미 해병대의 대표적인 군수 전문가로 꼽힌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이 ‘테러와의 전쟁’에 나서며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나란히 실전 경험을 쌓은 참전용사이기도 하다.
그는 대위 시절인 1996년 7월 주한미군 해병대에 부임하며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경북 포항의 캠프 ‘무적’(Muchuck)에 배치돼 이듬해인 1997년 7월까지 1년간 복무했다. 무적이란 이름은 한국 해병대를 상징하는 ‘무적(無敵)해병’에서 유래한 것으로, 굳건한 한·미동맹과 양국 해병대원의 깊은 우정을 보여준다.
이후 소령 시절 또 한국에서 근무할 기회를 얻는다. 2006년 6월 한미연합사령부 군수참모부에 배속돼 2008년 6월까지 2년간 한·미 연합훈련 등에 깊이 관여했다. 서울에서 생활하는 동안 소령에서 중령으로 진급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2019년 준장으로 진급하며 처음 별을 단 월포드 사령관은 아프간 바그람 공군기지로 가서 탈레반과 싸우는 미군 및 아프간군을 위한 군수지원을 책임졌다. 2020년 7월에는 일본 오키나와의 미 해병대 제3군수지원단 지휘관으로 옮겨 약 2년간 근무하고 올해 6월 한국에 부임했다.
미 해병대는 6·25전쟁을 거치며 한국과 끈끈한 관계를 형성했다. 인천상륙작전을 주도한 미 해병 1사단이 1950년 11∼12월 영하 30도의 혹한 속에서 중공군과 싸운 장진호 전투는 미 해병대 역사상 가장 치열한 싸움으로 꼽힌다. 인해전술을 앞세운 중공군의 파상 공세에 맞서 중과부적임에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틴 소수정예 해병대원을 기리는 ‘초신퓨’(Chosin Few)라는 용어가 장진호 전투에서 유래했다. 초신은 한자 장진(長津)의 일본식 발음인데, 당시 일제강점기 일본에서 만든 한국 지도를 작전에 쓰던 미군 등 유엔군은 그곳의 지명이 초신인 줄 알았다고 한다.
최근 장진호 전투 72주년을 맞아 월포드 사령관은 전사자들을 기리는 데 앞장섰다. 지난 11월24일 월포드 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모행사 당시 윤석열 대통령은 “6·25전쟁에서 치러진 가장 위대한 전투”라는 추모사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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