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주치의 “손흥민, 도핑 걸릴까 걱정돼 진통제 못 맞고 타이레놀로 버텨”

팀닥터 왕준호 “손흥민 헤더 시도할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도”

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지난 6일(한국시간) 카타르의 수도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월드컵 16강전 브라질의 경기가 끝나자 박수를 치며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 도하=연합뉴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12년 만에 16강 진출이란 쾌거를 이룬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30·토트넘홋스퍼)이 안와골절 수술 이후 ‘도핑’ 걱정에 강한 진통제도 복용하지 못하고 월드컵을 준비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졌다.

이번 한국 축구대표팀 주치의였던 왕준호 삼성서울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지난 8일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손흥민은 안면골인 광대뼈에 네 군데 골절이 있어 3개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잘됐다고 하더라”고 손 선수의 수술 경과를 밝혔다.

이어 “(이런 경우 보통) 사물이 2개로 보이는 이중시 같은 후유증이 남을 수 있는데, 그런 증상 없이 회복된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왕 교수는 “보통 수술 후 2~4주 정도는 마약성 진통제나 강한 약을 사용한다”면서 “그런데 (손흥민은) 도핑과 약물검사 때문에 수술 당일 마취 중에 한 회만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진통제 중 가장 약한 타이레놀 계통의 약만 먹고 진통을 참고 지냈다”고 전했다.

수술 후 3주도 지나지 않아 월드컵에 출전한 손흥민이 ‘헤더’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고도 했다.

왕 교수는 “의사 입장에선 수술한 지 3주도 안 돼 경기를 한다는 건 진짜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하지만) 손흥민의 의지가 너무 강하고 국민들을 생각하는 마음도 강해서 말리기가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왕 교수는 ‘손흥민이 경기를 뛸 때 통증이 있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직접 물어봤는데 다행히 뛸 때 통증은 없다고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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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그는 “(손흥민이) 헤더를 할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기는 했는데 다행히 아무 문제 없이 잘 끝나서 너무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수술 전에는 골절된 게 안쪽으로 밀려서 안구를 누르고 있었다. 그런데 수술이 잘 돼서 지금은 안과 관련 후유증도 없는 상태”라며 “하지만 시간이 날 때 꼭 안과에 가서 다시 한 번 점검을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앞서 손흥민(바로 위 사진 오른쪽)은 지난 7일 귀국 기자회견 당시 “괜찮다. 많이 걱정해주시는 것만큼 잘 회복하고 있다”고 현재 몸 상태에 관해 설명했었다. 그러면서 소속팀인 토트넘의 경기가 오는 26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준비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현화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