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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부산시, 요정으로 쓰던 日 적산가옥서 한복 홍보영상 촬영…서경덕 “정말 답답”

입력 : 2022-12-14 23:19:27 수정 : 2022-12-15 21: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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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적산가옥서 부산 홍보 영상 제작…서경덕 “우리 스스로 문화 이해력 높여야”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 영상 갈무리

 

정부와 부산시 후원으로 제작된 한복 홍보 영상이 일본식 적산가옥에서 촬영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적산가옥은 1945년 8월15일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해 한반도에서 철수하면서 우리 정부에 귀속되었다가 일반 국민에 넘어간 일본인 소유 주택을 말한다.

 

‘2030부산 월드엑스포’ 유치를 위해 노력 중인 부산은 세계에 관광도시 부산을 알리고 부산을 한복문화 거점 도시로 육성하겠다며 2021년부터 부산섬유패션산업연합회와 함께 ‘한복 품은 부산’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홍보물도 해당 행사 소개물 중 하나로,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동구 수정동의 ‘문화공감수정’에서 제작됐다. 문화공감수정은 일본식 가옥으로 해방 이후 한때 ‘정란각’이라는 고급 요릿집(요정)으로 쓰였던 곳이다.

 

이와 관련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하필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이곳에서 촬영한 이유가 뭔가”라며 “참 답답할 노릇”이라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안 그래도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서는 ‘한복’을 ‘조선족 복식’으로 소개하고 있고, 중국 대표 전자제품 기업인 샤오미 스마트폰 배경화면 스토어에서는 한복을 ‘중국 문화(China Culture)’로 소개해 큰 논란이 됐던 적이 있다”며 “이처럼 중국은 한복을 자신의 전통문화로 편입시키려는 ‘한복 공정’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이런 어이없는 상황은 중국에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영상 속 등장하는 공간에 대해 “2007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명소라고 하지만 해방 이후 정란각이라는 요정으로도 쓰였던 곳”이라며 “왜 하필 한복을 홍보하는 영상을 만드는데 이곳에서 촬영을 한 이유가 뭘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신 바짝 차려야만 한다”며 “우리의 문화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가 먼저 우리 문화에 대한 이해력를 높이기 위해 더 노력을 해야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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