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4살 난 딸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20대 친모가 긴급체포됐다. 영양실조 상태였던 아이가 배가 고프다며 자신을 깨웠다는 이유 등으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비장애인이었던 아이가 최근 시각장애 증상을 보인 사실도 확인해 영양실조와 관계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15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금정경찰서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A(26)씨를 붙잡아 수사하는 과정에서 딸 B(4)양의 신체 여러 곳에서 외상 및 영양실조 증상을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전 6시쯤 부산 금정구 집에서 4세 된 딸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밥을 달라고 조른다는 등 이유로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가 B양을 안고 부산의 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달려왔는데, 의료진은 아이 얼굴의 살갗이 벗겨지고 온 몸에 멍 자국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아이는 병원 도착 전 이미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조사한 끝에 자백을 받아냈다. A씨는 사건 당일 새벽 딸이 밥을 달라며 자신을 깨우자 등과 허벅지 등을 수차례 폭행했고, 12시간 뒤쯤 딸이 숨을 쉬지 않자 병원으로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약 2년 전 남편의 폭력을 피해 딸과 함께 경북 지역에서 부산 지인 집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가 평소에도 딸에게 밥을 제대로 주지 않아 B양이 6개월 전부터 영양실조에 시달려왔고, B양을 지속적으로 때리고 학대해왔다는 주변인들의 진술도 확보했다.
또한 B양의 턱, 이마, 뺨 등에서 외상과 가슴에서 멍 자국 등을 발견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올해 초 B양이 시각장애 증상을 보여 병원을 다녀간 사실도 파악했다. 이에 영양실조 증세와 관련이 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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