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고프다 칭얼대자… ‘시각장애 증세’ 4세 딸 때려 숨지게 한 20대母 구속

피해 딸 몸무게 9~10㎏에 불과…심각한 영양실조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각장애 증세가 있는 4세 딸을 때려 숨지게 한 20대 엄마가 구속됐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15일 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A씨에 대해 신청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6시쯤 부산 금정구 자택에서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딸 B양(4)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폭행한 후 B양의 상태가 나빠지자 이날 오후 7시쯤 B양을 데리고 병원에 방문했다. 하지만 병원 도착 전 B양은 이미 숨진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학대 정황을 발견한 병원 의사가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A씨를 긴급체포했다.

경찰조사 결과 B양은 몸무게가 9~10㎏에 불과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였고, 시각장애 증세도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도 B양이 배고프다고 칭얼대자 이에 짜증을 느낀 A씨가 여러 차례 때린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원래 자녀 2명을 두고 남편 C씨와 함께 경북에 거주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C씨의 폭행이 지속되자 이를 피하기 위해 2년 전 B양과 함께 부산 지인 집으로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정구 관계자는 "A씨의 경우 주소를 이전하지 않았으며, 아동 학대 신고 등도 들어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가 발생하면 보통 아동 주소지의 지자체에서 조사한다. 현재 주소지는 경북"이라며 "경북 지자체에서 사고 발생지인 우리 구로 협조 요청을 하면 조사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혐의를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양이 심정지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며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e-mail]